20대 후반의 저자가 2007년부터 전국 각지를 떠돌며 일한 경험을 기록한 르포르타주. 꽃게잡이 배 선원이나 양돈장 똥꾼들이 어떻게 먹고 사는지 별로 궁금해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저자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지만 가난한, 가장 과소평가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것이 이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시작일 수 있다"고 말한다.
농업, 어업, 축산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체험 삶의 현장'을 두루 돌아 본 저자는 결론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퀴닝(queening)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한다. 체스에서는 졸이 한 칸씩 전진해 상대 진영의 끝에 도달하면 가장 강력한 퀸으로 바뀌지만 남의 돈을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 이 세상에선 아무리 노력해봤자 평생 졸에 머무르지 않느냐는 두려움의 표현이다. 시대의창ㆍ448쪽ㆍ1만4,800원.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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