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샐러틴은 세계 자연농법계에서는 잘 알려진 미국 버지니아주 셰넌도어밸리의 폴리페이스 농장 주인이다. 그는 공장식 축사를 반대한다. 기름진 땅(이것도 물론 가꿔야 한다) 위에 돋아난 풀들을 방목한 소들에게 먹이고, 소들이 지나간 땅에는 닭들을 풀어 놓는다. 닭은 풀의 밑동을, 소똥 속의 구더기를 찾아 먹는다. 흩어진 소똥은 땅속에 스며들어 양분이 되고 그 속에서 지렁이들이 꿈틀거린다. 그 땅에 새 풀들이 자라난다. 샐러틴이 자신의 농법과 그런 농법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 책이다.
그는 "현대의 문화는…동식물의 생명이란 단지 자가 생장이 가능한 세포질 덩어리일 뿐이라고 여긴다"며 "인간은 만물의 영장으로 다른 생물의 고유한 성격과 특성까지 얼마든지 주무를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것이 미국식"이고 "이것을 추구하는 것이 미국인의 애국심"이라고 말한다. 한국이라고 뭐가 다를까. 유영훈 옮김. RHKㆍ524쪽ㆍ1만5,000원.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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