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고 있는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길어야 3개월. 올해 최고 히트작으로 '국민 게임'이란 칭호까지 받았던 '애니팡'도 최근 이용자수는 한창 때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 주기는 갈수록 짧아져 한 달 이상 인기가 지속되는 게임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근 15년을 한결같이 최고를 구가하는 게임이 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효시로 꼽히는 온라인게임 '리니지(사진)'다. 게임을 넘어 어떤 상품도 이런 장기 베스트셀러는 없다는 평가다. 특히 이 게임은 시간이 흐를수록 이용자가 늘어나는 기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주말 리니지의 최대 동시 접속자수가 22만 명을 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막 나온 신작도 아니고, 출시 14년이 넘은 게임이 접속자수 사상 최대기록을 깨는 건 전무후무한 일이다.
엔씨측은 지난 9월 리니지를 업데이트한 이후 휴면 이용자가 복귀하고, 신규 이용자까지 유입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가수 싸이의 프로모션과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마련한 것도 게임이용시간 증가에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꾸준히 콘텐츠를 새롭게 하고, 마케팅을 편 결과 '올드 게임의 부활'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엔씨 관계자는 "최근 게임 트렌드가 하드코어보다는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는 데다 과거 향수를 갖고 있는 유저들이 업데이트에 맞춰 다시 리니지를 찾고 있다"고 해석했다.
리니지는 우리나라를 온라인 게임강국 반열에 올려 놓은 일등 공신. 1998년9월 신일숙 작가의 만화 '리니지'를 원작으로 제작돼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 최초 동시접속자수 10만명 돌파, 회원수 100만 명 돌파, 누적 매출액 1조원 돌파 등 화려한 기록도 많다.
하지만 이 기록들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리니지는 최근에도 국내 온라인게임의 순위 10위권 이내에 포진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매출 역시 2010년 2,012억원, 지난해 2,108억원 등 매년 2,000억원을 넘어서며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때문에 다른 온라인 게임들이 최근 무료화쪽으로 가는 와중에도, 리니지는 '30일 2만9,700원'정액제를 유지하고 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리니지는 엔씨가 아이온 등 후속 게임을 만들며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게임이면서 현재 매출에도 가장 큰 기여를 하는 효자중의 효자 게임"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의 르네상스에서 좋은 상품은 시간이 흘러도 소비자들이 찾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