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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 '보통사람'의 삶 들여다보기

입력
2012.12.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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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어떤 모습일까. 인구 1%도 안 되는 지도자들, 그리고 그 주변의 권력자들 또는 용맹한 검투사와 비극적인 운명의 여인 정도를 책이나 영화에서 본 게 고작이다. 는 고대 로마의 보통 사람들의 삶, 지배층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민중의 삶을 조명했다. 그 범위를 중간계층인 평민남자, 그들만의 삶을 누린 평민여자, 빈민, 노예, 해방노예, 군인, 매춘부, 검투사, 산적과 해적으로 세분화했다.

미국 UC버클리대에서 고전과 고대사를 가르친 저자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복원하기 위해 필부의 묘지와 비문, 검색하기">파피루스 문서, 문학, 편지, 낙서의 편린을 끼워맞췄다. 각 장은 여러 계급의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인생관을 가지고 살았는가'를 알기 위해 그들의 육성으로 기록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결론은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나 크게 다르지 않으며, 오늘날 우리 삶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도 우리처럼 죽음이나 질병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으며 집 장만에 골몰했다. 지배층의 착취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는 못했어도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책에 나타난 인간군상은 흥미롭다. 성(性)적으로 자유로웠던 로마 시대에는 동성애가 일반적이다. 평민 남자들은 부부 사이의 정절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남자들끼리 관계를 갖는 것까지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매춘부를 찾아가는 것은 중립적인 행동으로 받아들여졌다. 평민 여자들은 장식품처럼 집 안에 머물지 않았으며 가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들은 사업계약이나 토지 소유 및 관리, 그밖의 사회ㆍ종교적 요소가 결합된 활동을 해냈다.

노예들 또한 재산을 모을 수 있었으며, 노예의 주인들도 그들의 저항을 충분히 예측했다. 때문에 노예들이 일을 할 때 철저하게 감시하고, 때로는 노예들끼리 서로 다투도록 이간질했다. 로마의 군대가 튼튼했던 것은 집안 형편이 어려운 젊은이들이 주로 자원했기 때문이다. 병영 바깥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도 군인에게 유리하게 적용됐던 로마법이 큰 역할을 했다. 많은 젊은이들은 호전적인 로마의 군인이 되기를 꺼리지 않았다.

이 책은 조각조각 사실을 나열해 가며 그럴싸한 추론을 이끌어 내고 있지만 결론이 매끄럽지는 않다. 지배계층의 자료를 밀어내고 평범한 이들의 삶을 복원하려 한 과감한 시도는 평가할 만하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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