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대구 지역은 '학생자살도시'라는 오명에 시달려야 했다.
대구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최근까지 대구지역에서 13명이 투신, 11명이 숨졌다. 올 한 해 동안만 투신자살 학생은 9명이나 된다. 13명 중 투신 동기가 학교폭력인 경우는 3명. 하지만 대부분이 학교 폭력 때문인 것으로 비춰졌고, 사실과 달리 자살 1위 도시라는 누명도 썼다.
학생자살 1위라는 누명은 전국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 많은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그 동안 은폐돼 온 학교폭력이 표면화한 것인 점도 부인하기 어려웠다.
우동기(60) 대구시교육감은 "학생자살 1위 도시라는 낙인으로 억울한 점도 있지만, 이를 계기로 학교폭력과 자살예방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며 "폭력과 따돌림 없는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살과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학생 중심 생활지도와 인성 중심의 교육, 사회 안전망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이 쏟아졌다. 작은 폭력도 근절하자는 학교폭력 멈춰(STOP) 운동과 인성교육 강화,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통한 원인 파악과 학생상담 등 학교폭력 없는 배려와 존중의 학교 문화조성 운동을 전개했다.
전 학생을 대상으로 정서·행동발달 검사를 실시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유를 위한 지원활동에 나섰다.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 학생을 즉시 격리하는 등 불관용 원칙을 적용하면서 피해학생의 진단과 맞춤형 상담지원 등 적극적인 대응 방안도 수립했다. 또래상담 활성화로 학생 상호간의 공감대 문화 형성과 학부모와의 소통강화, 교사의 학생 이해 능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실시한 학교 폭력 실태조사에서 대구 학생들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4.73%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최근 학교폭력 예방교육 효과에 대한 조사에서도 긍정적이라는 응답률이 93.4%로 전국 최고였다.
우 교육감은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며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교육 공동체를 구축해 학교폭력을 추방하자"고 각계에 호소했다. 또 "인성교육의 시작은 가정이고, 행복의 출발 또한 가정이다"며 "좌절감과 무기력에 빠진 학생들에게 배우는 기쁨과 꿈을 실현하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생명존중 가족캠프 등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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