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실시된 19대 총선에서 대구ㆍ경북지역은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의 싹쓸이와 대구지역 국회의원 대폭 물갈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대구 12개, 경북 15개 선거구 모두 새누리당 소속으로 채워졌고신인 물갈이 폭은 경북이 27%인 반면 대구는 무려 58%에 달했다. 초선의원을 보면 대구가 이종진(달성), 김상훈(서구), 유성걸(동구갑), 권은희(북구갑), 김희국(중ㆍ남구), 홍지만(달서구갑), 윤재옥(달서구을) 등 7명이고, 경북이 이완영(고령ㆍ성주ㆍ칠곡), 심학봉(구미갑), 김종태(상주), 김형태(포항남ㆍ울릉) 등 4명이다. 새누리당은 낙하산, 돌려막기 공천으로 지역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권은희, 이완영 의원이다.
권은희(53) 의원의 경우 대구 수성갑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동구갑을 거쳐 북구갑 공천으로 출마했다. KT 전무를 역임했다고는 하지만 지역활동이 전무했던 탓에 새누리당이 낙하산 공천에다 세 번의 공천 돌려막기까지 할 정도의 인물인지에 대한 자질논란에다 바닥민심의 반발로 공천잡음이 극에 달했다. 하지만 지역 새누리당 공천자 중 경쟁력이 가장 낮은 후보로 꼽혔던 그가 당선됨으로써 대구ㆍ경북은 어쩔 수 없는 새누리당 텃밭임을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이완영(55) 의원은 얼떨결에 새누리당의 공천권을 따내고 국회의원 금배지까지 거머쥔 케이스다. 해당 지역구에서 일찌감치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던 석호익 전 KT부회장이 여성비하 발언 논란으로 중도하차한데 따른 결과다. 대구고용노동청장을 지냈던 그였지만 인지도는 바닥이었기 때문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석 후보에게 선거막판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원에 힘입어 당선, '운 좋은 사나이'로 화제가 됐다.
낙하산ㆍ돌려막기 공천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감에도 불구하고 당선된 것은 당시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으로 표가 몰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 의원에 대한 지역 정서도 호의적이지는 않다. 새누리당의 보호막으로 당선까지 됐는데 지역을 위해 발로 뛰는 의정활동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 국회의원 대다수에 해당되는 질책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중견당원 A씨는 "지금까지 대구ㆍ경북지역 총선은 의원 개개인의 경쟁력 보다 대선에, 박근혜 당선자에 상당부분 의존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차기 총선에서는 의정활동과 지역발전에 대한 실질적인 노력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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