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발표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1차 인수위원회 명단엔 유명 음악감독, 의사 출신 귀화인, 게임업체 대표 등 눈길을 끄는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1차 인수위 명단에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출신 인사가 다수 포함돼 "신선도가 떨어지는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올 가능성에 대비한 '보완 카드'로 해석된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뮤지컬계에서 잘 알려진 음악감독 박칼린씨의 합류다. 그는 2010년 KBS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하모니 합창단' 지휘를 맡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박씨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로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합창단으로부터 아름다운 화음을 이끌어내 '신뢰 리더십'의 롤모델로 평가 받기도 했다. 때문에 박씨는 4ㆍ11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외부 공심위원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한국인 부친과 리투아니아 출신 미국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지냈다. 미국 캘리포니아 예술대학과 서울대 대학원 국악작곡학과를 졸업하고 줄곧 뮤지컬계에서 활동했다. 동아방송대와 호원대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킥뮤지컬스튜디오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대선 기구였던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맡았던 인요한(미국명 존 린튼)씨는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에서도 부위원장을 맡게 됐다.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다가 지난 3월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그는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다. 그의 외증조 할아버지가 1895년 선교 활동을 위해 한국에 이주한 뒤 그의 집안은 5대째 한국에서 살고 있다. 그는 1987년 서양인 최초로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이력도 갖고 있다. 1997년 외증조 할아버지의 이름을 딴 유진벨재단을 공동 설립해 북한 결핵 퇴치 사업을 하는 등 20여 차례 북한을 오가며 의료 지원 활동을 펼쳤다. 현재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인 부위원장은 '박근혜 비상대책위' 당시 박 당선인의 당 합류 요청을 한 차례 거절한 뒤 지난 10월 국민대통합위에 합류했다. 박 당선인과는 12년 전 처음 만났다. 당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온 박 당선인에게 "어머니가 희생됐는데 어떻게 만나고 왔느냐"고 묻자 "국가 일은 국가 일이고, 가족 일은 가족 일"이라고 답한 것이 인상 깊어 박 당선인을 돕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친손녀인 윤주경 매헌기념사업회 이사도 선대위에 이어 인수위 국민대통합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국내 4대 온라인 게임업체인 네오위즈 창립 멤버인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와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정현호씨는 인수위 청년특별위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씨는 비(非)운동권 모임인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 집행의장을 지냈으며 정치권의 반값등록금 도입을 주장해왔다.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원을 지낸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와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의 이종식 전 기자도 청년특위 위원으로 선임됐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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