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 이번에는 오래 갈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집권 초기 약발이 먹히면서 일본에 롱런 총리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약효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고, 아베 총리의 건강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예상보다 일찍 총리직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2007년 총리직을 사임한 이후 재집권까지 5명의 총리가 거쳐갔다. 1년 남짓 단명 총리들이 줄을 이었다는 이야기다. 아베 총리의 전임 총리시절 임기(2006년 9월~2007년 9월)도 1년에 불과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52세의 나이로 일본 최연소 총리를 수행하면서 젊은 혈기로 정책을 집행하다 보니 반대 세력과의 충돌이 잦았고, 이것이 조기 사임으로 이어졌다고 자평하고 있다. 두번째 집권에서 각종 우익 공약을 뒤로 하고 경제정책에 올인하는 것은 원만한 정책 집행을 통해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단명 총리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대담한 금융완화, 10조엔 규모의 추경예산편성, 10년간 200조엔 공공투자 등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한 경제 정책을 펼치면서 엔화가치는 달러당 85엔대로 급락했고, 주가는 1만엔대를 회복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6월말 엔화가 달러당 91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정반대의 전망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엔화 가치가 내년 6월말까지 82엔대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기세력의 개입 등으로 현재보다 엔화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공공투자를 위한 국채 발행이 늘어난 반면, 국채 이자는 급증해 가뜩이나 힘든 재정상황을 더욱 어렵게 몰고 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베 총리는 "하루 빨리 결과를 내 국민의 신뢰를 받겠다"고 했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에 상황이 어려워진다면 총리직을 내놓아야 할 수도 있다.
건강문제도 걸림돌이다. 아베 총리는 2007년 사임 이유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의 악화를 거론했다. 아베는 총리직에 재도전하면서 "신약을 통해 극적으로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 점막에 원인 불명의 염증이 발생해 복통과 출혈성 설사를 반복하는 병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특정질환으로 지정한, 일종의 난치병이다. 원인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특효약이 없다는 것이다. 증세가 안정되는 듯하면서도 악화할 수 있다.
전문의들은 "약으로 염증을 억제할 수 있어 일반인과 같이 평범한 생활이 가능해졌다"면서도 "스트레스나 식생활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악화할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말한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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