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시작된 때 이른 한파, 그리고 12월로는 사상 최저기온을 기록한 맹추위 영향으로 당근과 배추 등 주요 채소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주부들은 장보기가 겁난다고들 입을 모으고 있다.
한파가 계속되면서 채소 생육이 좋지 않은데다, 1월에도 추위는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겨울철 대규모 채소파동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27일 서울시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가락시장에서 20㎏ 짜리 당근(이하 상등급) 한 상자는 7만9,5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때(2만3,000원)보다 무려 245.6%나 오른 가격이다. 당근은 지난 주와 비교해도 28.5%나 값이 뛰었다.
10㎏짜리 배추 한 망은 8,476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434.4%나 폭등했다. 냉해 피해를 크게 본 시금치 한 상자(4㎏)도 1만4,326원으로 지난해 7,226원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양배추 한 망은 1만31원으로 지난해보다 167%, 총각무 한 단(2㎏)은 지난해보다 130.7%나 상승한 3,000원에 도매가가 형성됐다. 무(18㎏ 한 상자)는 8,712원으로 지난해보다 38%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1월부터 시작된 이른 한파로 전반적인 작황이 좋지 않다"며 "배추와 무는 워낙 지난해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에 올해 상승폭이 더 커 보이는 것이지만 시금치나 당근 등도 땅이 얼고 한파가 계속돼 출하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채소 소매가도 대부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27일 기준 이마트에서 취급하는 배추 한 통의 가격은 2,980원으로 지난해 1,180원보다 153% 올랐다. 무는 개당 1,780원으로 지난해 1,080원보다 65% 올랐고, 세척당근은 3개 들이 한 봉지가 4,380원으로 지난해 2,180원보다 딱 2배 올랐다.
업계에선 채소값 급등이 좀처럼 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겨울철 채소 산지인 제주도 역시 태풍과 한파의 영향을 받아 채소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1월에도 예보대로 추위가 더 기승을 부린다면 가격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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