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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카드 히트 이어 '제로'로 보험업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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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카드 히트 이어 '제로'로 보험업계 흔든다

입력
2012.12.2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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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라이프의 제로(ZERO).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단순화한 조건과 혜택을 강조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알파벳 시리즈 카드'로 히트 친 정태영(사진) 현대라이프 이사회 의장의 보험업계 첫 작품이다. 정 의장은 현대카드식 발상으로 생명보험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현대라이프 신상품 출시 간담회에서 "보험 후발 주자로서 경쟁사와 같은 상품을 팔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보험을 재해석하고 그간 놓친 부분을 찾는데 주안점을 줬다"며 "보험은 분명 복잡한 분야지만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워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소신을 바탕으로 탄생한 게 ZERO다. 기존 보험 상품들이 보장내용을 연상하게끔 길게 상품명을 지었던 것을 감안하면 ZERO는 이름부터 파격이다. 이 상품은 특약은 아예 없고 고객이 필요한 보장(사망ㆍ암ㆍ5대 성인병ㆍ어린이보험)과 필수 기간(10년 또는 20년)을 단품 또는 복수로 설계하면 그걸로 끝이다. 계약 기간 보험료가 오르지 않고(비갱신) 연령 등 조건이 같다면 대리점, 설계사 등 판매 채널과 상관없이 같은 보험료로 책정된다.

정 의장은 현대라이프 인수부터 최진환 대표 선임, 상품 개발까지 모두 관여했다. 그가 이처럼 보험업 진출에 적극적인 건 ZERO 같이 틈새시장을 겨냥한 보험상품을 많이 개발하면, 장기적으로 볼 때 삼성ㆍ한화ㆍ교보생명 등 빅3 위주의 보험시장을 흔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런 자신감은 꼴찌였던 현대카드를 10년여 만에 업계 3위(점유율 13%)로 끌어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남자 모델에게 미니스커트를 입혀 화제가 된 '미니M',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는 광고 속 노래로 유명한 '현대카드W' 등 알파벳 카드를 히트시키며 2001년 점유율 1.8%에 불과했던 현대카드를 현재의 공룡기업으로 만들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최진환 사장도 "보장성 보험상품 판매에 집중해 신규 고객 수 기준으로 향후 5년 내 교보생명이나 한화생명 수준까지 올라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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