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1시 53분쯤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올해도 어김없이'얼굴 없는 천사'가 찾아왔다. 이 천사는 해마다 수천만원의 성금을 남모르게 기부하는 등 13년째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노송동주민센터에는 이날 50대로 짐작되는 한 남성이 이날 전화를 걸어와"주민센터 인근 기념비 옆 화단에 가 봐라"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그 곳에는 현금 뭉치와 돼지저금통이 들어 있는 A4용지 종이상자가 있었다. 이 상자에는 5만원권 10묶음(5,000만원)과 동전 30만4,600원 등 5,030만4,600원이 들어 있었다.
성금을 전달한 시점과 방식, 전화 목소리 등으로 보아 지난 12년간 찾아왔던 얼굴 없는 천사일 것으로 추정된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58만4,000원을 시작으로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해서 돈을 보내와 지지 2억9,775만720원을 기부했다.
노송동주민센터 강계원 계장은"매년 이 맘때면 어김없이 천사가 방문해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다"며 "올해도 어김없이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내 준 따뜻한 마음을 불우한 이웃들에게 나누겠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가 기탁한 금품으로 연탄과 주유권, 쌀 등을 구입해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기부와 나눔 정신을 기리기 위해 '천사축제'를 열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얼굴 없는 천사가 13년간 좋은 일을 하다 보니 익명을 요구하는 독지가들이 여기저기서 나서고 있다"며"이들이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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