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큰 차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흑이 약간 남는 형세였는데 김지석이 1로 백 넉 점을 서둘러 잡은 게 너무 작았다. 앞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이 수로는 A로 중앙을 지켰으면 흑이 쉽게 바둑을 이길 수 있었다.
실전에서는 반대로 나현이 먼저 2를 차지한 게 무척 컸다. 이후 8부터 20까지 선수로 흑의 집 모양을 없앤 다음 22로 중앙을 지켜서 이제는 오히려 흑이 덤을 내기 어려운 형세가 됐다. (14 20 … △, 17 … 11)
한데 안타깝게도 마지막 순간에 나현이 결정적인 끝내기 실수를 저질렀다. 28이 패착이다. 흑 대마가 아직 완생이 아니므로 백B, 흑C를 교환해서 좌변 흑 한 점을 선수로 잡아둔 다음 백D로 내려서는 게 올바른 끝내기 수순이었다. 그랬으면 다만 반집이라도 백이 확실히 이길 수 있었다는 윤현석 9단의 지적이다.
실전에서는 반대로 흑이 먼저 1, 3으로 백 두 점을 빵따내서 다시 형세가 뒤집혔다. 이후 한참 동안 두 선수가 치열하게 끝내기 공방을 벌였지만 1집반 정도의 차이가 끝내 좁혀지지 않자 결국 나현이 패배를 인정하고 돌을 거뒀다. 253수 끝, 흑 불계승. 김지석이 신에 유망주 나현을 제치고 순조롭게 본선 1회전을 통과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