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농장주가 코뿔소의 밀렵을 막기 위해 군용으로 사용하는 무인항공기(드론)를 운용하기로 했다.
25일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남아공 줄루랜드 코뿔소 보호구역 운영자인 클라이브 비비어(65)는 최근 미국 국무부로부터 아크튜러스사가 만든 T-20 드론 30대의 구입을 허가받았다. 미국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라 미국산 무기를 수입하려면 국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비비어는 남아공 항공당국에 드론 비행 허가를 신청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T-20은 길이 2.8m, 너비 5.2m 크기에 시속 160㎞의 속도로 재급유 없이 16시간 동안 공중정찰을 할 수 있다. 적외선 카메라 등의 장비도 탑재할 수 있는데 2년 동안의 운영비가 대당 30만달러에 달한다.
비비어가 이처럼 막대한 돈을 들여 드론을 도입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최근 남아공에서 코뿔소 뿔을 얻기 위한 밀렵이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줄루랜드 보호구역에서만 올 한해 1,000여마리가 밀렵된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코뿔소 뿔은 중국 등에서 정력제나 암 치료제로 소문이 나면서 수요가 급증, 최근 온스(28.3g)당 가격이 금값(1,600달러)과 비슷한 1,400달러까지 치솟았다. 유럽 박물관에서는 박제 코뿔소의 뿔까지 도난당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비비어는 코뿔소 밀렵으로 인한 피해나 이에 따른 경비 비용을 감안하면 드론을 운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하면 야간에도 밀렵꾼들을 추적할 수 있다"며 "지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세상에서 코뿔소가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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