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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재계 만남 온도차 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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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재계 만남 온도차 확연

입력
2012.12.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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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과의 만남에 대해 양 측은 "화기애애했다"(조윤선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 "이런 자리를 갖게 돼 영광"(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등의 평가를 했다. 하지만 이날의 '화기애애함'은 당선인 최초로 전경련을 찾아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 친화적) 정부'를 약속했던 이명박 당선인 때와는 온도 차이가 있었다. 박 당선인은 전경련을 찾기 전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단체연합회부터 찾아 경제 프레임을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회동 시간도 40여분으로 이 당선인 방문 당시의 120분보다 짧았다.

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오전 11시35분쯤 전경련 회관 14층 회의장에 도착한 박 당선인에 전경련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을 선물한 뒤 차례로 악수하면서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박 당선인은 기념 사진을 촬영하면서 "저만 웃고 찍는 것 같네요"라고 농담 아닌 농담을 건넨 뒤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과 함께 원탁테이블에 앉았다. 전경련 소속 회장 대부분이 참석했고, 출장 중인 이건희 회장은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을 대신 보냈다.

허 회장은 인사말에서 "잘 살아보자는 일념 하나로 세계 속에 우뚝 섰던 실사구시 정신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며 "과거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극복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경제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당선인은 "정당한 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건 정부의 마땅한 일"이라며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고 화답했다. 박 당선인은 그러면서도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고통 분담에 나서 달라", "글로벌 해외 기업 상대로 경쟁해야지 우리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영역을 뺏어선 안 된다" 등의 경고를 쏟아냈다.

비공개 회동에선 박 당선인의 공약인 신규 순환출자 금지와 유통법 등을 놓곤 긴장감이 형성됐다. 한 대기업 회장이 "경제민주화가 시대 흐름인 건 맞지만 순환출자는 순기능도 있다"며 "다시 한번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박 당선인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 참석자가 "대형 마트 강제휴업으로 농어민과 중소기업인 피해도 예상되는데 다른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건 어떻겠느냐"고 말했지만 박 당선인은 "서로 양보해 유통법 개정에 찬성한 만큼 국회서 빠른 시일 내 통과시킬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회적 기업과 기업의 복지 참여 확대 등 일부 사안에선 박 당선인과 대기업 회장 간에 의견이 일치했다. 박 당선인은 마무리 발언에서 "기업 지원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전경련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활성화가 가장 필요한 항목이라고 지적된 만큼 대기업이 적극 투자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선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서 제가 제일 먼저 왔어요"라며 '중소기업 대통령론'을 내세운 박 당선인의 발언에 박수와 웃음이 쏟아졌다. 박 당선인은 "9988(전체 기업 중 중소기업 수가 99%, 전체 근로자 중 중소기업 종사자가 88%)이라고 하니 더 말할 필요 없다. 9988이면 다잖아요"라며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 조연이 아니라 당당한 주연으로 거듭나도록 꼭 만들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도 환영사에서 "박 당선인이 경제계에서 여기를 제일 먼저 방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고, 일부 기업인들은 "가슴으로 선거운동을 했다" 며 축하를 건넸다.

박 당선인은 이어 만난 소상공인들에게도 "당선된 순간에 여러분들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며 "소상공인 여러분들이 우리 사회의 뿌리이자 민생의 바로미터"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여러분들이 '하하' 활짝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저의 소원"이라며 소상공인진흥공단 설치 등을 약속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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