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택배 업체 중에는 UPS(United Parcel Service)가 있다. 브랜드 명칭 때문에 이 회사에서 parcel만 취급한다거나 일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United Package Service'의 약자인 것은 아니다. 이 대목에서 혼선이 생기는 이유는 미국 우정성에서 'package service'라고 쓰고 일상 언어에서도 package를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packet까지 가세하면 어휘에 혼동이 생길 여지가 있다.
'Parcel'은 본래 프랑스어 'parcelle'에서 유래한 것으로 'a small piece or part'의 의미로서 오직 명사로만 쓴다. Package는 의미는 같은데 본래 독일어 pack에서 유래한 것으로 영어 baggage와 뿌리를 같이 한다. Package도 배송물에 포함되지만 '포장물'이라는 점에서 보관물이나 기타 좀더 큰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와 비슷한 packet은 프랑스어에서 온 것이고 본래 bundle의 뜻이기 때문에 '묶음'의 개념을 갖는다.
영국에서는 packet은 parcel보다 작으며 편지보다는 큰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packet이든 parcel이든 대충 말할 때에는 package로 통한다. 이 용례는 미국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package가 가장 무난한 용어라는 말이 나온다. 미국 우정성에서는 우편으로 보내는 소포물을 parcel이라고 부르며 이를 'parcel post'(소화물 배달)라고 한다. 편지 봉투보다 약간 크거나 소형인 것은 대부분 parcel이 맞고 일반 편지 봉투보다 다소 큰 것을 포함하며 박스 형태로 포장을 겹겹이 한 것은 대부분 package라고 부른다.
그냥 '소포 꾸러미'의 뜻으로 쓸 때는 의미 차이가 없지만 이들 어휘가 확대 응용될 때는 의미 차이가 상당하다. 친구에게 '소포'를 발송했다고 말할 때에도 'I sent you a parcel' 'I shipped the package' 등이 가능하지만 diamond를 택배로 받는다면 잘 준비해서 포장한 package가 더 적합하다.
주목할 것은 package는 영국과 미국에서 쓰는 비율이 비슷한 데 반해 parcel의 경우 영국에서 더 빈번하게 쓴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어휘의 사용 빈도 변화다. Parcel은 19세기 중엽부터 가장 많이 쓰던 말인데 서서히 빈도가 줄어 지금은 가장 적게 쓰고 있고 packet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 중간 정도의 사용 빈도를 보이고 있다. Package는 19세기에는 사용 빈도가 거의 전무했다가 서서히 증가하여 지금은 parcel보다 4~5배 많이 쓰고 있다. 국제적으로 어딜 가나 이해하기 쉬운 말은 그래도 packag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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