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을 받는 봉급생활자가 지난해 36만명을 넘어섰다. 2009년 19만7,000명에서 2010년 28만명으로 42.3% 급증한 데 이어 2011년에도 전년보다 29.3% 늘어 2년 연속 급증세를 이어갔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실질소득이 크게 늘지 않는 가운데 고액 연봉자 비율이 급증하는 건 임금 격차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국세청이 26일 발간한 '2012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을 기준으로 전체 연말정산 근로자 1,554만명 중 총 급여액 1억원을 넘은 회사원은 36만2,000명이었다. 전체 급여소득자 가운데 억대 연봉 근로자의 비중은 2.3%로 사상 처음 2%를 넘어섰다. 봉급생활자 100명 중 2명이 억대 연봉자인 셈이다.
연말정산 근로소득자 가운데 한 푼이라도 세금을 내는 과세 대상자는 전체의 63.9%인 993만5,000명이었다. 과세대상자 비율은 2009년 이전까지 50%대에 머물렀으나 2010년(60.9%) 60%대를 넘은 이후 계속 상승세다.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에 따라 여성 납세자의 위상도 높아졌다. 지난해 과세 대상자 중 남성은 667만1,000명, 여성은 326만2,000명으로 여성 비율이 32.8%에 달했다. 여성 비율은 2007년 29.2%에서 4년 만에 3.6%포인트 증가했다. 고소득자 중 여성비율도 빠르게 높아져 종합소득금액 1억원을 넘는 여성은 전체(17만8,081명)의 16.9%인 3만16명에 달했다.
종합소득 신고대상은 주로 개인사업자와 근로소득자 중 금융소득 등 다른 소득이 있는 납세자이다. 종합소득금액 1억원 초과 여성 증가율은 2008년(4.8%)만 해도 남성 증가율(8.8%)의 절반 수준이었으나 2009년 9.8%(남성 5.7%)로 역전한 뒤 2010년 15.8%(14.4%)에 이어 3년 연속 남성을 앞지르고 있다. 양도소득세 신고건수 58만3,000건 가운데 여성의 신고도 22만6,000건(38.8%)으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성의 양도세 신고건수와 점유비 증가는 여성의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 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융소득이 있는 종합소득세 신고자의 평균 소득은 3억7,600만원이며, 이 가운데 금융소득 비중은 53%에 달했다. 자산종류별 양도차익률은 주식(76.3%)이 토지(60.1%), 건물(31.4%) 등 부동산을 능가했다. 건물 중에는 고가주택의 양도차익률(57.1%)이 높았다. 또한 노후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금저축 소득공제액이 5조4,224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0년보다 액수로 1조2,453억원(29.8%), 인원은 28만6,000명 증가했다.
이밖에 지난해 수출이 늘어나고 금융산업이 호조를 보인 덕택에 법인세 신고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41.4% 급증한 15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업체당 평균 순이익은 2억4,300만원에서 3억2,900만원으로 35.4% 많아졌다. 법인세 신고법인은 46만1,000개로 2만1,000개 증가했으며 총 부담세액은 8조3,805억원 늘어난 37조9,619억원에 달해 최근 5년래 가장 많았다. 법인당 총 부담세액은 8,200만원으로 28.3% 증가했다.
국세청 총 세입은 180조원(2010년 166조원)이었고, 세수가 가장 많은 세무서는 영등포(14조9,000억원)로 2년째 전국 1위에 올랐다. 2위는 남대문(11조6,000억원), 3위는 울산(6조5,000억원) 순이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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