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종합터미널 매각을 둘러싼 롯데와 신세계의 법정 다툼에서 법원이 일단 신세계의 손을 들어줬다.
인천지법 민사21부(김진형 부장판사)는 신세계가 인천시를 상대로 낸 인천터미널 매각절차 중단 및 속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인천시가 롯데쇼핑과 본계약에 앞서 체결한 투자약정서에 부지 및 건물 매매대금에 관한 조달금리 비용을 보전해 주는 조항이 포함돼 있는 점을 볼 때 사실상 부지와 건물을 감정가 미만에 매각하려 한 점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인천시가 처음에는 감정가 이상으로 팔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신세계가 감정가 이상 매수를 포기하자 이후 입장을 바꿔 롯데쇼핑에는 사실상 감정가 미만에 팔기로 한 것”이라며 인천시가 신세계와 롯데쇼핑을 차별 대우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법원 결정에 대해 인천시는 이의신청을 포함한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롯데쇼핑 측과 맺은 투자약정의 비용 보전 조항이 문제가 된 만큼 롯데쇼핑과 매매금액을 올리는 등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원 결정으로 매각 절차가 늦어져 인천시로서는 유동성 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면서도 “신세계가 주장한 다른 절차상의 문제는 법원에서 이유 없다고 판단했고, 롯데쇼핑 측도 강한 매입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법원 결정으로 인천터미널 주변을 개발해 복합쇼핑공간을 만든다는 롯데의 당초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비해 신세계는 알짜 점포를 라이벌 롯데에 넘겨줘야 하는 상황은 일단 모면했지만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신세계는 “법원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결정에 맞춰 인천터미널 부지 매각절차가 합법적으로 재개될 경우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롯데 측은 “인천터미널 개발계획 자체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인천시도 대책을 내놓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