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최근 초등학교 총기난사가 있었던 마을에 살아요. 제가 아이들을 잃은 가족에게 전할 수 있는 선물을 산타가 가져다 줄까요?"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에 사는 어린이의 질문에 전화를 받은 10대 자원봉사자 새라 베르그호프가 대답했다. "산타에게 그 부탁을 전달할 수 있도록 연락해 볼게요."
베르그호프 등 수백명의 자원봉사자들이 24일 산타를 기다리는 어린이들의 전화에 응대하고 있는 이곳은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 본부인 콜로라도주 피터슨 공군기지다. NORAD는 1955년부터 매년 성탄절마다 전세계에 선물을 배달 중인 산타의 가상 위치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영부인 미셸 오바마도 매년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하와이에서 성탄절 휴가를 보내는 중 짬을 내 30분간 어린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전화를 건 어린이들은 산타의 위치뿐 아니라 루돌프가 나는 방법, 산타의 요정 수 등 엉뚱한 질문들을 쏟아낸다. NORAD는 이에 대비해 "산타의 나이는 16세기" 같은 대응 매뉴얼도 마련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산타를 기다리느라 밤을 새우는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해 어린이들에게 "산타는 어린이가 잠들지 않으면 선물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올해 산타 추적 서비스에 걸려온 전화는 25일 0시까지 11만1,000통으로 지난해 10만7,000통의 기록을 깼다. NORAD는 웹사이트(www.noradsanta.org)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NORAD에 따르면 24일 북극을 출발한 산타는 태평양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전세계를 돌았으며 서울에는 밤 11시39분(한국시간)에 도착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