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올해 한 해 동안 추방한 불법이민자는 역대 최대인 40만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는 이민개혁법 공약을 내세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불법이민자를 대거 추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CSM은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자료를 인용해 오바마 정부가 4년간 추방한 불법이민자수는 조지 W. 부시 정부가 8년간 추방한 인원의 4분의 3에 이른다고 전했다. 올해 추방된 불법이민자 중 기소된 범죄자 비율도 역대 최대인 55%다.
CSM은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서 오바마를 적극 지지해온 히스패닉계 유권자의 실망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는 2008년 대선 당시 포괄적 이민개혁법인 드림법안 입법을 약속해 히스패닉 유권자 67%의 지지를 받았으며 올해 대선에서도 지지율이 71%에 달했다.
오바마는 이들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6월 일정 요건을 갖춘 30세 이하 불법이민자에 대한 추방 조치를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하지만 오바마의 이민개혁법안은 의회의 지지를 얻지 못해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민법 개혁을 지지하는 민주당 루이스 쿠티에레즈 하원의원은 이번 통계에 대해 "추방된 불법이민자 가운데 생계를 꾸려나가는 가장과 부모들도 포함됐다"고 개탄하며 이민개혁법의 의회 통과를 촉구했다.
히스패닉계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국이민포럼(NIF)의 알리 누라니 사무국장은 "이민개혁법이 진전되지 못하면서 오바마의 신뢰도가 경계선에 놓였다'며 "오바마가 양당 의원들에게 이민개혁법을 진지하게 추진할 마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일갈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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