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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연비'의 종언… 비상등 켜진 자동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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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연비'의 종언… 비상등 켜진 자동차업계

입력
2012.12.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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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 연비 비상이 걸렸다. 내년 1월 1일부터 대폭 강화된 새 연비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현대ㆍ기아 자동차, 한국지엠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물론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수입차 업체들도 새 연비 기준으로 연비를 표시해야 한다. 새 기준이 적용되면 그 동안 '실험실 연비'로 비판을 받아온 구(舊)연비 기준보다 통상 20% 가량 연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 차량을 출시할 경우 완전변경 모델은 새 연비를 기재했지만 부분변경 모델이나 단순 연식변경 모델은 구 연비 기준으로 연비를 표시했다. 올해 최고의 베스트셀링카인 현대차 아반떼(2013년형)의 경우 새 연비 기준을 적용하면 ℓ당 14㎞이지만 차에는 ℓ당 16.5㎞라고 표시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부터 새 연비 기준을 따라야 하는 만큼 부담이 커졌다. 새 연비 테스트 기준에 따라 연비를 표시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만큼 낮아진 연비를 끌어올리기 위한 비용과 투자도 더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자동차 업체들이 기준으로 삼아온 구연비는 도심주행 모드만으로 연비를 계산한다. 총 주행거리 17.85㎞(주행축적거리 160㎞ 이내)를 평균 34.1㎞/h(최고속도 91.2㎞/h)로 달려 연비를 측정한다. 이 방식은 차가 가다서다를 반복하거나 급제동ㆍ급가속 상황을 사실상 배제한다. 이처럼 실제 주행과 동떨어진 상황에서 연비를 산출하다 보니 표시연비와 실연비간 차이가 20% 가량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새 연비는 시내, 고속도로, 고속 및 급가속, 에어컨 가동, 외부저온조건 주행 등 5가지 실주행 여건을 반영해 측정한다. 계산에 적용되는 주행축적거리도 3,000㎞에 달한다.

새 연비 기준이 적용되면 연비 1등급 기준도 올라가 ℓ당 15㎞에서 16㎞로 상향 조정된다. 따라서 연비 1등급 차량의 비중이 종전 30%에서 7.1%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무엇보다 그간 연비효율이 다른 차종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경차와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연비가 크게 하락한다.

기아차 경차인 레이 가솔린 자동변속기 차종의 경우 기존 ℓ당 17㎞에서 새 연비 기준으로 13.5㎞로 내려간다. 연비가 21% 떨어지는 것이다. 기아차 모닝의 새 연비 기준은 ℓ당 15.2㎞로 구 연비 때 보다 20% 떨어진다. 수입차인 렉서스 뉴ES 하이브리드 경우 기존 21.8㎞에서 16.4㎞ 로 24% 하락한다. '경차ㆍ하이브리드차=고연비'라는 공식이 깨지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새 연비 도입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몸으로 느끼는 연비와 자동차 업체들이 제시한 연비와의 괴리감이 줄어들 것"이라며 "업체입장에서는 연비 관련 부담이 더욱 커졌다" 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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