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카카오톡(카톡)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골리앗' 이동통신사들이 힘을 합쳐 공동의 메시지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톡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26일부터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 '조인'을 무료로 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조인은 차세대 메시지인 RCS의 일종이다. RCS란 세계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채택한 표준 모바일 메시지규격으로 문자, 사진, 음성, 동영상, 위치 등을 보낼 수 있다. 통상 40자 또는 70자를 보내던 단문 문자메시지(SMS)가 1세대, 장문의 메시지나 사진이나 음악 등을 넣어 보내는 멀티미디어 메시지(MMS)가 2세대라면 RCS는 5,000자의 메시지와 사진, 영상, 위치 정보 등을 전송할 수 있는 일종의 3세대 기술이다.
통신사들은 이 기술에 기반한 메시지 서비스를 1년 반 넘게 준비해왔으며, 이번에 공동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조인을 이용하면 주소록에 있는 친구 이름만 눌러도 카카오톡과 같은 별도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시키지 않고 곧바로 채팅을 할 수 있고, 사진이나 동영상 등 파일도 손쉽게 보낼 수 있다. 1분이 넘는 동영상이나 용량이 큰 사진을 전송하기 어려운 기존 모바일 메신저와 달리, 최대 100MB의 대용량 파일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 이용자와도 대화할 수 있고 세계 이동통신 이용자들을 하나로 이어줄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용자들은 각 이통사 콘텐츠마켓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이통사들은 향후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조인 서비스를 기본 탑재할 계획이다. 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언뜻 보면 카톡과 비슷해 보이지만 조인은 통화 중 멀티미디어 콘텐츠 공유 등이 장점이 분명하고 롱텀에볼루션(LTE) 기반 서비스인 VoLTE(Voice over LTE) 등과 결합하면 시너지도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요금. 통신사들은 내년 5월31일까지는 이용 활성화를 위해 무료로 서비스하다 이후에는 유료화로 전환할 방침이다. 채팅ㆍ문자 요금은 SK텔레콤은 건당 20원으로 책정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아직 요금 체계를 확정하지 않았다.
때문에 무료 모바일 메신저인 카톡이나 네이버 라인을 넘어서기 힘들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로선 조인을 무료로 하자니 그나마 있던 문자메시지 매출마저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고 유료로 하면 가입자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소비자에 부담을 주지 않고 조인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저렴한 요금제를 설계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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