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수십억 달러어치 러시아제 무기를 사는 등 러시아와의 국방협력 강화에 나섰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 인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무기계약과 전투기 현지공장 설립 등에 합의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양국은 인도가 러시아제 Mi-17B-5 헬기 71대와 수호이(Su)-30MK 전투기 42대를 구매하는 29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양국은 또 Su-30MK 전투기의 인도 현지 조립라인 설립에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싱 총리는 회담 후 “러시아는 인도군 현대화와 국방능력 향상을 위한 주요 파트너”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군사ㆍ국방 분야에서 유대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합의가 “인도와 러시아의 전신인 옛 소련이 냉전시대 맺었던 밀접한 유대관계 복원의 징조”라고 분석했다. 옛 소련은 인도의 주요 무기 공급처였지만 소련 붕괴 후 양국 관계는 다소 멀어졌다. 최근 수년간 인도가 시장 중심 경제개혁을 단행하고 미국과 원자력협력 협정을 맺으며 서구와 관계 개선에 나선 것도 타격을 줬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집권 후 미국에 대항하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다시 강화하고자 양국관계 회복에 노력해 왔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무역 과학기술 문화 교육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10개 합의문에 서명했다. 또 러시아의 국부펀드와 인도 중앙은행은 양국간 교역 증진과 경제협력 사업 수행을 위해 최대 20억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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