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영토분쟁 격화
동아시아에서 영토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했다. 일본이 9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국유화를 선언하자 중국은 해양감시선 등을 분쟁 해역에 진입시켜 맞불을 놓았다. 중국에서 격렬한 반일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일본은 독도 문제를 놓고 한국과도 갈등을 빚었다. 중일 및 한일 관계의 경색은 일본에 극우 정권이 들어서는 결과로 이어졌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는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과 뜨거운 신경전을 벌였다. 5월에는 베트남 석유탐사선의 케이블이 중국 순찰함에 의해 절단돼 무력충돌 직전까지 치달았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
미국은 올해 새 외교 기조인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을 본격화했다. 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미국은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군사력 강화에 나섰다. 4월에는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호주에 해병대를 배치했다.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등과는 합동 군사훈련을 했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6월 “태평양과 대서양에 50%씩 배치된 해군 전력을 단계적으로 재편해 태평양에 60%를 할당하겠다”고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재선 후 첫 해외 순방지로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를 찾았다.
중국 5세대 시진핑 체제 개막
중국의 제5세대 지도부인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출범했다. 중국공산당은 11월 제18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 시 총서기를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장더장(張德江), 위정성(兪正聲), 류윈산(劉雲山), 왕치산(王岐山), 장가오리(張高麗) 등 신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을 선출했다. 시 총서기와 경쟁하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는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영국인 독살 사건으로 낙마했다. 이 과정에서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미국 영사관으로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각 정파는 치열한 권력 다툼을 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선
4년 전 흑인 대통령 시대를 열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 때문에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젊은 층과 라틴계의 지지에 힘입어 낙승했다. 유세 막판 허리케인 샌디 피해에 적절히 대응한 것도 지도자의 신뢰를 얻는데 한몫했다. 선거를 의식할 필요가 없는 집권 2기는 역사와 대화를 시도하며 비타협적인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 선거 슬로건인 ‘전진(Forward.)’에 있는 마침표가 그런 단호함을 예고한다. 취임식은 내년 1월 21일 열린다.
일본 극우 아베 정권 집권
일본의 극우 정치인 아베 신조(安倍晋三)가 이끄는 정권이 26일 출범한다. 2006년 7월 전후(戰後) 최연소 총리에 오른 뒤 국정 실패의 책임을 지고 이듬해 물러난 지 5년여만이다. 아베는 12월 총선에서 자위대의 국방군 전환, 집단적 자위권 재해석, 평화헌법 개정 등 극우 일색의 공약으로 보수세력을 결집했고 여기에 민주당 정권의 분열에 힘입어 중의원 의석(480석)의 3분의 2를 넘는 325석을 장악했다. 자민당 정권 출범으로 주변국들과의 관계가 악화할 것으로 우려되나 집권 후에는 선거 과정에서 보인 극우정책이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시리아 내전 악화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로 촉발된 시리아 내전이 22개월째를 맞았다. 그러나 사태가 해결되기는커녕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4만4,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반군이 반정부연합체인 시리아국가연합(SNCORF)을 출범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합법정부로 인정받았지만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미국 등 서방이 군사 개입을 꺼리는 것도 비극이 장기화하는 요인이다.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까지 제기돼 오히려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알 아사드는 “죽더라도 시리아에서 죽을 것”이라며 버티고 있다.
이집트 무르시 정권 시작부터 혼란
호스니 무바라크의 30년 장기 독재를 무너뜨린 이집트는 6월 역사상 첫 자유민주 선거를 통해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함마드 무르시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무바라크 퇴진 후 실권을 장악해온 군부세력을 축출해 권력 기반을 다진 무르시는 자유주의 진영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영향력을 강화한 헌법 초안을 만들어 제헌 국민투표를 강행했다. 투표 결과 초안이 가결됐지만 새 의회 구성 등 정치 일정을 놓고 이슬람 세력과 자유주의 세력의 대립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심각한 경제난까지 겹쳐 이집트 민주화의 여정은 앞으로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잇단 총기 참사
최근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27명의 희생자 중 대부분이 어린 학생이어서 공분이 컸다. 미국에서는 7월 콜로라도주 덴버의 영화鰥【?영화 속 악당을 흉내 낸 범인이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목숨을 잃었고 8월에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시크교 사원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탄에 6명이 숨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총기규제 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정치권이 미국 최대의 로비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의 저항을 넘어서는 규제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럽 재정위기로 몸살
유럽은 재정위기로 일년 내내 몸살을 앓았다.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이탈 우려가 고조되면서 남유럽에서 시작된 위기는 동유럽으로까지 확산됐다. 그리스는 6월 재선거 끝에 가까스로 연정을 구성하는 등 정치적 불안도 극심했다. 스페인도 상대적으로 부유한 지역인 카탈루냐가 독립을 요구하면서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이탈리아에서는 소방수로 투입된 마리오 몬티 총리가 최근 사임했다. 유로존 지도부는 회원국의 재정운용 규제를 강화하는 신재정협약을 마련하는 등 불끄기에 나섰지만 긴축반대 여론에 막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의 민주화 바람
4월 미얀마 보궐선거에서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야당이 압승하면서 오랜 군부독재에 시달려온 미얀마에 민주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15년에 걸친 가택연금을 뒤로 하고 의회에 입성한 수치는 24년 만에 미국과 유럽을 순방하며 조국의 민주화와 경제 성장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군부 출신의 테인 세인 대통령도 일부의 우려를 불식하고 정치범 석방 등 정치 개혁과 경제 개방을 주도,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를 끌어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해 개혁ㆍ개방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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