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하와이에서 겨울휴가를 보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휴가비용이 400만달러에 달한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오바마는 22일 하와이에 도착, 오아후 섬의 카일루아에 있는 휴양지에서 부인 미셸과 두 딸, 애완견과 함께 휴가 중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 5년 연속 태어나고 자란 하와이를 찾은 오바마는 친구, 지인들과 조우하고 골프 라운딩을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24일에는 하와이 출신 대니엘 이노우에 상원의원 장례식에 참석한 뒤 생전 아버지 역할을 대신한 외조부 묘를 찾았다. 오바마는 지난해 경제위기 속에서도 호화휴가를 즐겼다는 비난 여론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올해는 휴가지의 가족 모습을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23일 기자단이 15시간이나 길목을 지켰으나 오바마를 만나지 못했다. 그렇다고 오바마가 이번에도 호화휴가 논란에서 자유로울지 단언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그의 휴가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차지한다.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에어포스원의 1시간 운행비는 18만달러 수준. 워싱턴에서 하와이까지 왕복 18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대통령 가족의 항공료만 330만달러에 이른다. 대통령 리무진과 전용헬기 머린원을 싣고 온 C-17기 운용비, 대기중인 조종사 등의 비용은 26만달러, 백악관 수행원 20여명 등이 묵는 와이키키 해변 근처의 고급 호텔 숙박비도 13만달러나 된다. 여기까지의 휴가비용은 연방정부에서 지불하지만, 하와이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다른 비용도 상당하다. 대통령 경호에 투입된 현지 경찰의 초과근무와 대기하는 앰뷸런스 등의 비용은 26만달러를 넘는다. 이렇게 알려진 것만 해도 오바마와 그의 가족 휴가비 추정치는 족히 400만달러에 달한다. 오바마를 포함한 지인들이 휴양지의 렌트 비용 등을 개인 부담하지만 이는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휴가비용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다만 오바마는 재정절벽 협상을 위해 예정보다 열흘 이른 26일쯤 백악관으로 돌아올 예정이어서 숙박비용을 비롯한 일부 비용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보안상의 이유로 대통령의 휴가비용을 공개하지 않는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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