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미국 대선은 민주당 Obama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자 민주당의 어느 인사는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한 마디 던졌다. "Never be sad for what is over, just be glad that it was once yours." 이미 끝난 걸 분하게 생각하지 말고 과거의 한 때를 생각하며 위안 삼으라고. 겉으로는 위로의 말처럼 들리지만 점잖은 모욕이자 고전적인 일갈이다. 그 모양새가 한국의 대선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야당 지지자들 50대 이상의 노년층이 여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을 보고 더욱 허탈감이 심해졌다고 한다. 바로 위의 말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겠다.
일부 공화당 팬들 사이에서는 'The party is over'를 통해 상실감이 배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파티는 끝났다는 이 말은 이제 새로운 파티를 기다릴 희망조차 사라졌다는 뜻이고 이 말이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The Republican Party is over'로 묘사되고 여기서 뒷부분만 인용되어 'The party is over'로 들릴 때 '그 당은 이제 끝났다'는 말로도 들린다. Lincoln대통령이나 Nixon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공화당의 호감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느냐는 자괴감이 밀려드는 순간이다. 바로 이런 때 얼마 전 출간된 'It's pathetic and prophetic: The Republican Party is over'가 연상되는 이유는 '참 안돼 보이고 이미 예상된 것이며 이것은 곧 공화당은 이제 끝났다'는 정서가 한국의 야당 지지자들의 그것과 유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듣는 입장에서는 일종의 힐난이고 약을 올리는 말이며 모욕적인 말이다.
Moses Hadas가 어느 작가의 출간된 책 한 권을 받고서 '책 잘 받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느라 시간 낭비를 하지 않겠다'(Thank you for sending me a copy of your book. I'll waste no time reading it)고 응답한 것이나 Billy Wilder가 'He has Van Gogh's ear for music'라고 응수한 것 모두 고전적 힐난이다. 언중유골의 말로 유명한 Mark Twain가 'I did not attend his funeral, but I sent a nice letter saying I approved of it'라고 말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외모는 가죽 한 꺼풀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 말도 사실이지만 못생긴 경우는 뼛속까지 고통이겠죠'(Beauty is only skin deep, but ugly goes clean to the bone)라고 응수한 배우 Dorothy Parker은 더욱 빛이 난다. 상처난 사람에게 은근하게 모욕을 주는 말은 사실 더욱 고통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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