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시장이 특정 업체에 오더를 줬다" 소문 파다일각에선 "총인처리시설 입찰 비리 재연되나" 우려컨소시엄 업체들 "이번 입찰 따내면 2호선 전 구간먹는다 "전직 기술직 공무원 동원해 로비 나서시의회, 강 시장 등 관계 공무원에 "입찰행정투명하게 하라" 경고성 메시지 전달
광주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기본설계용역업체 선정을 앞두고 또 다시 '강심(姜心ㆍ강운태 광주시장의 의중)'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업체와 기술평가위원간 사전 접촉' '평가위원간 담합' 등 확인되지 않은 설이 무성하고 "입찰에 참가한 한 컨소시엄이 이미 강 시장으로부터 밀어주겠다는 오더를 받았다"는 등의 소문이 곳곳서 들려와 지난해 5월 982억원짜리 총인처리시설 입찰 비리 파문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당시에도 "시공업체 선정과정에 강 시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등의 온갖 소문이 돌았고 실제 검찰 수사 결과 설계심의위원 금품로비설 등은 사실로 확인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시가 지난 10월 말 발주한 저심도(低沈渡ㆍ도로 하부 5~7㎙) 건설방식의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차량기지~시청~백운광장~광주역 15.77㎞)에 대한 기본설계 총 용역비는 96억5,000여 만원. 올해 철도엔지니어링업계 단일입찰로는 최대 규모다.
특히 1단계 기본설계 용역을 수주한 업체는 나머지 구간에 대한 기본설계용역 입찰 때 가산점을 받기 때문에 2호선 전체 구간(41.7㎞)에 대한 설계용역도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이번 기본설계 용역비 규모가 사실상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최근 사업수행능력평가를 거쳐 기술제안서 평가에 참여할 5개 컨소시엄을 선정했고, 이들 컨소시엄을 상대로 27일 기술제안서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시는 기술제안평가를 통과한 컨소시엄에 한해 내년 1월 초 가격입찰에 참여할 자격을 부여키로 했다.
그러나 이들 컨소시엄 중 A컨소시엄이 이미 강 시장에게 설계용역 수주에 대한 오더를 받았다는 이른바 강 시장 오더설이 지난달부터 업계에 확산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 컨소시엄 참여사 관계자는 "최근 A컨소시엄 참여사 직원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우리가 이미 강 시장의 오더를 받았으니 우리 쪽으로 참여하라'는 제안을 해왔지만 거절했다"며 "얼마 전엔 시청의 한 공무원까지 'A컨소시엄이 강 시장 오더를 받았다는데, 그럼 당신 회사는 입찰에서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물어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강 시장 오더설이 퍼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각 컨소시엄들은 '강심'을 뒤집기 위해 저마다 광주시청 출신 전직 기술직 퇴직 공무원들을 영입, 기술직 공무원들로 구성될 기술평가위원 후보자들을 상대로 사전 접촉하는 등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시청 안팎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업체 관계자들 때문에 기술직 공무원들이 일을 못할 정도"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급기야 일각에선 A컨소시엄이 기술평가위원 후보자들에게 "강 시장의 오더를 받았으니 점수를 잘 주라. 낮은 점수를 줬다가 괜히 불이익 받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돌기 시작했다. 여기에 A컨소시엄이 기술제안평가 때 자신들의 평가서임을 암시하는 표식 등을 기술평가위원들에게 미리 알려줘 높은 점수를 받기로 했다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인지 시청 기술직 공무원들 사이에선 기술평가위원 참여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기술평가를 앞두고 업체들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여러 말들이 돌다 보니 기술직 공무원들이 평가위원을 맡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앉자 광주시의회는 강 시장 등 관련 공무원들에게 "광주시가 총인 입찰 비리로 홍역을 치른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런 잡음들이 들리느냐. 업체 선정을 투명하게 하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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