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이 고(故)육영수여사 생가 인근에 역대 여성 리더들의 삶과 업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문화 공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25일 옥천군에 따르면 2017년까지 국비 등 140억원을 들여 옥천읍 교동리 육여사 생가 인근 5만㎡에 가칭 퍼스트레이디 역사문화타운을 조성키로 했다. 군은 이곳에 선덕여왕, 신사임당, 육영수 여사 등 역사적으로 존경받는 여성들을 조명한 역사문화관과 기념광장, 교육관 등을 만들 계획이다.
군은 애초 육여사의 유품 등을 전시하는 육영수 기념관으로 조성하려다 적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우리나라 여성 리더를 소재로 한 역사문화 공간으로 구상을 확대했다.
그러나 부지 확보가 걸림돌이다. 농경지인 예정부지는 농업진흥구역으로 묶여 있다.
사업을 추진하려면 농업진흥구역 해제가 선행돼야 하는데, 해제 권한을 갖고 있는 농림수산식품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군이 지난 8월부터 농림부와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다. 농업진흥구역은 식량 생산기지 확보와 농지보전 차원에서 가능한 한 해제하지 않는 게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하지만 옥천군은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며 추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치권의 협조를 얻어 정부 설득에 나서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여기에는 육여사의 딸인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데 따른 기대감도 깔려있다.
옥천군이 이 사업에 착안한 것은 2010년 복원된 육여사 생가가 관광명소로 뜨고 있기 때문이다. 군이 37억여원을 들여 조선 전통한옥으로 복원한 육여사 생가에는 지난해 17만명이 다녀갔다. 박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는 관광객의 발길이 더 잦아졌다.
군은 생가 인근에 여성 리더 역사문화타운까지 조성되면 관광객이 더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급증하고 있는 육여사 생가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역사문화관과 주차장을 갖춘 공간이 꼭 필요하다"며 "정부 설득에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육여사 생가는 그가 1925년 태어나 서울로 고등학교를 진학하기 전까지 살았던 곳이다. 1974년 육 여사 서거 이후 방치되다 철거됐으며, 2002년 생가 터가 충북도 기념물(123호)로 지정된 이후 옥천군이 복원공사에 나서 2010년 5월 일반에 개방됐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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