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측근 배제ㆍ지역 안배'를 내용으로 하는 첫 인선을 철통 보안이 지켜진 가운데 깜짝 카드로 내놓았다.
우선 예상을 깬 인사라는 점이 눈에 띈다. 당초 언론은 비서실장으로 측근인 최경환 의원이나 권영세 전 의원 등이 기용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뜻밖의 인물, 유일호 비서실장이 발탁됐다. 윤창중 수석대변인도 아무도 예상 못한 깜짝 카드이다. 철통 보안이 지켜진 셈이다.
이 같은 철통 보안 인사가 가능한 것은 박 당선인의 독특한 인사 스타일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측근이 인사에 개입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측근들로부터 보고서 등으로 추천을 받긴 하지만 그것으로 그들의 역할은 끝"이라고 한다. 박 당선인이 측근들의 인사 개입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것은 인사 전횡을 2인자 정치의 시작으로 보기 때문이다. 결국 박 당선인의 인사는 측근들이나 원로그룹 등 다양한 경로로 추천 보고서를 받은 뒤 실무 보좌진의 도움을 받아 직접 해당 후보의 전력 등을 살펴보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인사 관련 정보가 흘러나올 틈새가 적다.
친박계 출신의 측근들이 첫 인사에서 모두 배제된 것도 특징이다. 이번에 발탁된 당 출신 인사들 가운데 친박계 출신은 없다. 유 비서실장이나 조윤선 대변인은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던 인사들이다. 박선규 대변인도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친이계 출신이다. 당초 당 안팎에선"다른 자리는 몰라도 비서실장이나 대변인은 측근을 기용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많았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박 당선인이 조각을 비롯한 향후 인사에서도 측근이나 계보를 따지지 않는 인사를 할 것임을 이번 인사를 통해 과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을 안배하려 했다는 점도 눈 여겨 봐야 할 것 같다. 유 실장이나 조 대변인은 서울 출신, 윤 수석대변인은 충청 출신이다. 박 대변인은 호남 출신이다. 영남 출신은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박 당선인이 향후 인사에서도 철저하게 지역을 안배해 인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드러난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극소수만 인선 과정에 참여하게 되다 보니 검증에 허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날 인사 발표 직후 당 안팎에선"그간 칼럼 등을 통해 우편향적 시각을 드러낸 윤 수석대변인 인사가 사전에 충분히 검토됐는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나왔다. "너무 철통보안만 강조하다 보니 언론을 통한 사전 검증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여당 관계자는 "당내 인선과 정부의 인사는 차원이 다른 만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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