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기 국방장관으로 거론되는 척 헤이글(66) 전 공화당 상원의원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미셸 플러노이(52) 전 국방부 차관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플러노이가 임명되면 미국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이 된다.
조지프 리버만(무소속) 상원의원은 23일 CNN방송에 출연해 "헤이글이 이란에 강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인준 과정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를 앞둔 리버만이 차기 국방장관 인준 청문회에 참석하는 것은 아니지만, 리버만 외에도 많은 상원 의원들이 헤이글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NBC방송에서 "어려운 지명이 될 것"이라며 "헤이글이 공화당으로부터 많은 찬성표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이글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2008년 대선 때 같은 당의 존 매케인 대신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를 지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초당적 인사 차원에서 이번에 헤이글 기용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원에서 한 명의 의원이라도 '홀드'를 선언하면 인준 절차가 보류된다.
헤이글을 비판하는 이들은 주로 이란, 이스라엘 문제에 대한 헤이글의 태도를 문제 삼는다. 헤이글은 2008년 상원에서 이란 제재안에 반대표를 던졌으며 2007년에는 이란과 대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 보냈다. "유대인의 로비가 워싱턴 정가를 위협하고 있다"는 2006년 그의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헤이글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플러노이를 지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주 사설에서 "왼쪽(진보)에 치우친 헤이글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라며 "펜타곤 조직을 이해하고 있고 다양성 측면에서 환영 받을 수 있는 플러노이가 더 나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도 "헤이글이 국방장관이 되면 조 바이든 부통령과, 국무장관에 지명된 존 케리를 포함해 정부의 고위직 세 자리가 모두 나이 든 백인 남성으로 채워진다"며 "플러노이를 발탁하면 정부의 다양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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