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 세대(Generation Jones)'라는 말이 있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 당선과 함께 미국 사회의 중추세력으로 떠오른 1954년~1965년생 유권자를 일컫는다. 미국의 2차 베이비붐 세대와 비슷한 연령대에 속한다. 이들은 2004년 공화당 조지 부시의 재선에 핵심 지지층 노릇을 했다. 그러나 2008년 대선에서는 1961년생인 민주당 오바마 후보를 지지했다. 전형적인 스윙 보터(Swing Voters), 부동층(浮動層) 유권자들이다.
■ '존스'는 원래 갈망, 중독, 헤로인 등을 지칭하는 속어다. 존스 세대는 전후 베이비붐 후반부의 대가족에서 자라나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애쓰다 보니 어릴 때부터 경쟁에 익숙하다. 또 TV의 영향력 확대와 베트남전 워터게이트사건 등 사회적 변혁이 극심했던 197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냈다. 갈등과 방황을 거듭하면서 미 역사상 학력평가 점수가 가장 낮아 '멍청한 세대'또는 '잃어버린 세대'로도 불렸다.
■ 존스 세대는 그러나 억척 맞은 베이비붐 세대와 자유분방한 X세대(1965년~1982년생) 사이에 낀 생존 환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실용적 사고와 위기 대응 능력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정부의 핵심 인물이 대개 이 세대에 속한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2005년 총선 때부터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유권자 계층으로 분류된다.
■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생), 50대 유권자는 존스 세대와 닮았다. 어릴 때 빈곤과 보릿고개를 경험했고, 4·19와 5·16, 10월 유신, 10·26 등 역사의 격동과 어려움을 모두 겪었다. 동시에 성장의 혜택을 누리며 경제 기적을 일구는 데 이바지했다. 또 1987년 민주화 혁명의 넥타이 부대로 앞장섰고, YS와 DJ, 노무현과 이명박을 차례로 대통령으로 뽑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런 50대가 박근혜 대통령 선출에 중추 노릇을 한 것을 더러 폄하하는 것은 역사 흐름과 사회 변화에 무지한 짓으로 비친다.
강병태 논설고문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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