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일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도주한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32)씨가 안산시를 거쳐 인천에 잠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씨가 5일째 수도권에서 잇달아 출몰하는데도 경찰은 검거에 실패했다.
24일 일산경찰서와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노씨는 지난 23일 오후 6시10분쯤 인천 남구 주안동 석바위사거리 근처 공중전화에서 지인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다. 21분 뒤에는 1.5㎞ 떨어진 주안동 신기사거리 근처 공중전화에서 다시 같은 인물에게 전화를 했다. 노씨는 두 차례 모두 수화기를 든 채 한동안 말 없이 있다 전화를 끊었다. 인천 남부서 형사들은 첫 번째 통화 뒤 30분이 지난 오후 6시40분쯤 일산서로부터 공조 요청을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노씨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인천 주안역 지하상가와 부평역 등지에서 노씨를 봤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공중전화 인근 CCTV에 찍힌 화면이 선명하지 않아 노씨인지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지만 모텔과 찜질방 등에 대한 탐문수사와 검문검색을 강화 중"이라고 말했다.
노씨가 전화한 지인은 지난 21일 오전 택시를 타고 있던 노씨에게 도주자금을 건넨 인물과 동일인으로 밝혀졌다. 노씨는 이 돈으로 안산의 한 모텔에서 현금 6만원을 내고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머물렀고, 대형마트에서 등산화를 구입했다.
경찰은 이 모텔 컴퓨터 확인 결과 노씨가 인터넷으로 '수갑 키 없이 여는 방법' '수갑 파는 곳' 등을 검색한 점으로 미뤄 당시까지는 수갑을 완전히 풀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산서가 공개한 CCTV에도 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나오는 노씨가 수갑을 찬 모습이 찍혀 있다. 그러나노씨가 도주 후 일산서에서 150m 정도 떨어진 오피스텔 아래에서 찍힌 CCTV 화면에는 양팔을 휘저으며 달리는 장면이 있어, 경찰은 노씨가 수갑에서 억지로 오른손을 빼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양=김창훈기자 chkim@hk.co.kr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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