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기옥(사진) 전 금호건설 사장이 한 달여 만에 컴백했다. 기 사장은 채권단과 마찰로 금호건설 경영정상화가 차질을 빚는 것에 대해 CEO로서 책임을 지고 지난달 9일 전격 사임했지만, 박 회장은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4일 기옥 사장을 금호터미널 사장에 임명하는 등 사장급 4명을 포함한 그룹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기 사장이 지난달 물러난 건 경기 부천 중동 주상복합아파트 '금호 리첸시아'의 자금 회수를 둘러싸고, 채권단과 갈등이 빚어졌기 때문. 리첸시아는 약 4,000억원의 공사비를 들인 금호건설의 야심 찬 사업이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분양률이 50~60%에 머물러 공사비 회수가 지체됐고, 그 결과 공사비배분을 둘러싸고 금호건설과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 사이에 첨예한 마찰이 빚어졌다. 기 사장은 사태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합의도출이 이뤄지지 않자 전격 사퇴했다.
재계에선 박 회장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기 사장인 만큼 현재 자리에 관계없이 향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워크아웃졸업 등 정상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76년 금호실업에 입사한 기 사장은 금호석유화학 대표,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대표 등을 지낸 대표적인 그룹 재무통이다.
한편 이날 인사에서 배오식 아스공항 대표이사, 서재환 그룹 전략경영실장, 김수천 에어부산 대표이사 등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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