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이변의 연속'이었다. 우선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은 75.8%의 총투표율부터가 이변이었다. 그럼에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51.6%의 득표로 108만여표 넘게 낙승한 것도 이변이라면 이변이었다. 투표율은 70%대 전후고 73%가 넘으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게 이른바 전문가들의 분석 아니었던가.
전문가들의 통속적 분석과 예측을 기준으로 보면 이변의 연속이었지만 사실 상식의 눈으로, 국민의 눈으로 보면 이번 선거는 이변이랄 것도 없는 극히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75.8%의 투표율은 이번 선거가 일종의 시대적 전환점에서 치러진 '정초선거'적 의미가 있었음을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선거로 향후 10~20년의 정치지형이 결정지워지므로 모든 계층, 모든 세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20~30대가 60%이상 투표소에 가고 50대가 90% 가까이 투표소에 나간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다는 것이다. 전 계층 전 세대가 총동원 되다시피 투표장에 갔으므로 전과 같이 젊은층의 투표율에 승부를 걸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51.6%의 과반득표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은 맞다. 얼마 만에 보는 과반 당선인가 말이다. 과반 대통령에 과반 집권당이므로 강력한 국정추동력을 예상하는 것 또한 너무도 당연하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당선인과 새누리당은 문재인을 지지한 48%의 국민을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배려해야 한다.
사실 양쪽 다 원 없이 싸웠으므로 진 쪽의 득표가 48%건 49%건 '흔쾌한 승복'은 절대적이다. 그럼에도 48%의 의미를 강조하는 것은 그것이 박근혜당선인이 후보 때부터 일관되게 강조해온 국민대통합 행보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51.6%의 의미만 강조할 경우 48%의 이반을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중간층 공략전에서 승부가 갈린 선거였다. 세종시 원안고수 싸움과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을 가다듬으면서 박근혜가 몇 년간 공을 들여왔던 중간층 공략전략에 맞서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이 보여준 중간층 전략은 매우 혼란스러운 것이었다. 진보성 강화와 중간층 공략사이에서 우왕좌왕한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의 모습을 안철수 현상의 충격과 진보진영과의 정치연합 탓으로만 돌릴 수 는 없지 않겠는가.
박근혜정부의 국정 운영에서도 중간층 대책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포인트다. 기왕에 중산층 70% 재건을 목표로 내세운 박근혜 당선인이므로 좀 더 적극적인 중간층 대책을 기대할 만하다. 중산층 70% 재건이 단순한 복지 확대로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 창조경제를 통한 질높은 일자리 창출과 하우스푸어, 렌트푸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대학등록금, 보육, 사교육 부문에서의 의미 있는 정책적 진전 등이 어울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당선인이 다시 돌아봐야 할 부분은 수도권과 40~50대에서의 선전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보수는 수도권과 40대에서 약하다는 보수진영의 통설적 한계를 넘어서 있다. 흔히 진보나 중도보수가 강점이 있다는 수도권 40대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선전한 이유가 민생대통령, 약속대통령, 그리고 대통합대통령이 되겠다는 그의 진정성있는 호소에 있었다면 그가 앞으로 가야 할 길도 바로 그곳에서 시작 될 것이다. 중산층 70% 재건과 100% 국민행복을 구현하기 위해 대탕평 인사와 국민대통합 행보를 하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의지에 75.8%의 투표율과 51.6%의 지지 그리고 48%의 반대에 담겨있는 국민의 뜻을 다시 보태고 싶다.
고성국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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