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들을 위한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전 장애인협회 간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한국농아인협회 전 정보방송부장 이모(48)씨를 자막수신기사업 용도의 국고보조금 10억 5,7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협회 정보방송부장으로 근무하던 2010년 6월부터 11월까지 총 21회에 걸쳐 협회 법인통장에 보관돼있던 국고보조금을 자신의 개인계좌로 옮겨 빼돌린 혐의다. 1946년 설립된 이 협회는 TV자막방송 및 수신기 보급, 취업 알선, 편의기기 보급 등 청각장애인들의 재활과 자립을 위한 비영리단체다. 이씨가 횡령한 돈은 협회 1년 예산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다. 협회는 횡령사건이 드러나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자막수신기사업 진행 금지 처분을 받았고 이로 인해 연간 13억원의 국고보조금도 끊겼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횡령한 돈으로 주식투자로 진 빚을 갚고 미국 체류 중인 자녀의 생활비를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2년 동안 도피 행각을 벌여 왔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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