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총기협회(NRA)가 최근 어린이 등 26명이 숨진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 사고를 막기 위해 학교에 무장인력을 배치하자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웨인 라피에르 NRA 부회장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총을 든 악당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총을 든 선한 사람"이라며 "제2의 애덤 랜자(코네티컷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범인)를 막기 위해 모든 학교에 무장경비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5년 전 버지니아공대 총기 사건 당시 모든 학교에 무장경비를 배치하자고 했지만 외면당했다"며 "훈련된 무장경비가 신속하게 범인을 제압했다면 코네티컷 총기 사건의 희생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NRA의 주장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 크리스 머피는 "내가 이제껏 본 가장 혐오스러운 발표"라고 비난했다. 라피에르의 회견장에도 한 남성이 'NRA가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 '총은 답이 아니다'라고 빨간 글씨로 쓴 팻말을 들고 나타나 항의했다. 세 아이의 엄마인 코트니 칼슨은 "10분 안에 200발 넘게 쏠 수 있는 총을 가진 사람을 막을 사람은 없다"며 "범인이 총을 갖지 못하게 하지 않으면 범인을 막을 방법도 없다"고 우려했다. 공화당 전략가 존 위버, 보수 칼럼니스트 존 포드호레츠 등 보수 인사들도 "NRA의 난센스에 숨이 막힌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 주지사도 "무장경비를 배치한다고 학교가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고 반대했다.
미국 전역에서 공립학교의 약 3분의 1인 2만3,000여곳은 이미 무장 경비원을 직원 명단에 올려놓고 있지만 실제 배치하는 곳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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