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오락 프로그램계의 양대 산맥인 슈퍼 MC 강호동, 유재석이 위기에 빠졌다. 강호동이 방송 복귀 후 출연 중인 SBS '스타킹'과 MBC '무릎팍 도사'의 시청률은 '반짝' 수준에 그쳤다. 유재석은 8년 넘게 진행해온 MBC '놀러와'가 시청률 저조로 폐지를 앞두고 있다. 방송계에서 "두 스타 MC의 명성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강호동은 납세 회피 논란으로 은퇴했다가 1년여만인 지난달 10일 '스타킹'으로 방송에 복귀했다. '스타킹'의 시청률은 강호동의 복귀와 함께 전주 10.8%에서 16.2%로 뛰어오르며 동시간대 최강자인 MBC '무한도전'(12.7%)을 앞질렀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복귀 다음 주인 17일 방송은 13.4%, 그 다음주 10.7%로 떨어지면서 복귀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강호동의 복귀와 함게 방송을 재개한'무릎팍 도사'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29일 첫 방송은 이지아와 열애설로 화제에 오른 정우성이 게스트로 출연했지만 시청률이 9.3%로 저조했다. 정우성이 "이지아와 파리 여행을 갔을 때 서태지와 결혼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고백한 후속편의 시청률은 7.8%로 더 떨어졌다. 이달 13일 출연한 전현무는 프리랜서로 전향한 이유를 밝히는 등 파급력 있는 이야기들을 쏟아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날 시청률은 8.3%로 동시간대 KBS 2TV '해피투게더'(8.1%), SBS '자기야'(6.4%)와 엇비슷한 수준이었고 20일에는 6.3%까지 추락했다.
예능 블루칩이던 유재석도 위기다. 출연진들이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유재석은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런닝맨' 등을 인기 프로그램 반열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2004년부터 진행해온 '놀러와'는 4% 중반의 저조한 시청률로 조만간 막을 내린다.
'놀러와' 폐지는 유재석으로서는 적지 않은 타격이다. 다른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김원희와 단 둘이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유재석 특유의 진행 감각을 보여준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만 해도 유재석은 박명수, 정준하, 노홍철, 하하 등 저마다 개성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출연진의 한 명일 뿐이다. '런닝맨'과 여러 명이 공동 진행하는 '해피투게더'에서 존재감 역시 '놀러와' 만큼 크지 않다. 유재석은 17일 '놀러와' 방송에서 "마음 먹고 잘 해보려고 했었다"며 프로그램 폐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두 스타 MC의 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들이 진행해온 프로그램들이 진화하지 못하고 식상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게다가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신동엽, 야생 리얼리티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 리얼리티 쇼 '인간의 조건'의 김준호 등 다른 연예인들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 더 대비된다.
하지만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둘은 예능계의 흐름을 아는 백전노장이고 새로운 형식에 대한 욕구가 큰 사람들"이라며 "조만간 새 프로그램을 만나면 예전의 영향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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