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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버스 성폭행범에 극형을" 인도 8일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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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버스 성폭행범에 극형을" 인도 8일째 시위

입력
2012.12.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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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수도 뉴델리의 심야버스에서 일어난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인도가 들썩거리고 있다. 범인을 극형에 처하라는 시위가 8일째 이어지자 당국은 성범죄 처벌 강화를 약속하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사건은 16일 밤(현지시간)에 발생했다. 버스 운전사 등 남성 6명이 여대생(23)을 성폭행하고 함께 탑승한 남자친구(28)를 구타한 뒤 두 사람의 옷을 벗겨 달리는 버스에서 내던진 것이다. 여대생은 이들의 쇠막대 공격으로 내장이 손상돼 중태에 빠졌다가 회복 중이다. 범인들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재미 삼아 피해자들을 차에 태웠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은 범인 중 한 명이 모는 사립학교 통학버스인데 외신은 버스가 부족한 뉴델리에서는 민간 차량의 불법 영업이 빈번하다고 전했다.

사건 이후 여성단체 및 대학생을 중심으로 범인을 교수형에 처하고 여성을 위한 치안을 강화하라고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22일에는 시위대 수천 명이 뉴델리 도심의 대통령궁과 의회 앞에 집결, 최루탄 및 물대포로 진압하는 경찰과 충돌해 양측에서 수십 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23일 뉴델리 도심 시위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정치권도 시위대 요구에 동조하고 있다. 수쉬마 스와라지 하원 야당 대표는 "피해 여성은 평생 산송장처럼 살 수밖에 없다"며 성폭행에 사형제 적용을 주장했다. 인도 현행법상 성범죄는 최대 종신형이 가능하지만 대개 10년 이하의 처벌을 받는다. 의회는 성폭행범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명문화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증언 녹화 제도를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범인들에게 종신형을 구형하겠다"고 공언했으며 경찰은 "유리창을 어둡게 한 차량과 심야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뉴델리는 경제수도인 뭄바이에 비해 성폭행이 3배나 많아 '성폭행 수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올해도 11월 현재 661건이 발생해 전년보다 17% 늘었다. 시위에 참가한 여대생은 "성희롱까지 따지면 매일 같이 성폭력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가부장적 문화 탓에 피해 여성들이 신고를 꺼리고 기소율도 34.6%에 불과하다. 이런 악조건에 처한 여성들의 분노가 장기 시위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정치권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는 낮다. 민주개혁협회 활동가 아닐 바이르와는 "고위 정치인 27명이 성폭행 및 성희롱 재판에 계류 중이라 처벌 강화 추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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