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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반발 불구… 애기봉 2년 만에 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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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반발 불구… 애기봉 2년 만에 점등

입력
2012.12.2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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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독교 단체와 군 당국이 북한의 위협을 우려한 지역 주민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22일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해발 165m) 등탑을 2년 만에 점등했다. 북한은 직접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우리 군을 우회적으로 비난하는 북한 매체 보도가 나왔다.

영등포교회와 탈북난민북한구원한국교회연합 등 기독교 단체와 해병대는 22일 오후 6시쯤 경기 김포시 애기봉에서 등탑 점등 행사를 열었다. 전구 3만여 개가 불을 밝힌 30m 높이의 등탑에는 '온누리에 평화'라는 글자가 새겨진 간판이 달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시민단체들이 전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애기봉 등탑 점등 반대 기자회견을 연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 군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이 통신은 "만일 애기봉 등탑에 불이 켜지는 경우 북과의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매우 첨예한 정황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민단체들은) 등탑에 불을 켜는 놀음은 종교활동이 아니라 명백히 북에 대한 심리전이라고 비난했다"며 "조선반도의 평화를 바란다면 북에 대한 대결정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포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대북 전단 살포ㆍ애기봉 등탑 반대 김포대책위원회'는 트랙터로 행사장 입구를 막아서는 등 반발했다. 이적 대책위원장(민통선평화교회 담임목사)은 23일 "애기봉 등탑 점등으로 인한 북한의 위협 때문에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한다"며 "평화를 가져오는 성탄 트리가 아니라 전쟁을 불러올 등탑"이라고 말했다. 대책위 측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애기봉 등탑 점등 반대 의사를 전달하는 1인시위와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올해 애기봉 등탑 점등은 당초 내년 1월 2일까지로 예정됐지만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한다는 지적에 따라 26일까지만 점등하기로 잠정 결정된 상태다.1954년 시작된 애기봉 등탑 점등은 2004년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계기로 재개됐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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