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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 추진체 추력 118톤… 500㎏탄두 LA까지 날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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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 추진체 추력 118톤… 500㎏탄두 LA까지 날아가

입력
2012.12.2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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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북한 장거리 로켓 기술의 비밀이 드러날까.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의 1단 추진체 산화제통을 지난 14일 서해에서 인양했다. 북한 로켓의 잔해가 입수된 것은 1998년 8월 북한의 첫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14년 만의 일이었다. 군은 곧바로 잔해를 국방과학연구소(ADD)로 옮겨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42명의 정보 당국자와 군ㆍ민 전문가로 대규모 조사단이 꾸려졌다.

조사단이 14~18일 닷새 동안 산화제통을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은 지난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 때 1단 추진체의 산화제(로켓 연료가 연소될 수 있도록 산소를 공급하는 물질)로 스커드ㆍ노동 미사일에 들어가는 적연질산(HNO₃94%+N₂O₄6%)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적연질산은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충전한 뒤 장기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 바로 쏠 수 있어야 하는 군사용 미사일에 적합하다. 실제 북한은 스커드ㆍ노동 미사일의 산화제로 적연질산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불임을 유발하는 등 독성이 강해 우주 선진국들은 환경 친화적인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쓴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영하 180도 이하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해야 하는 액체산소는 미사일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 의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있다고 조사단이 평가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조사단은 또 산화제통의 용량(48톤)을 통해 북한 로켓 1단 추진체의 추력을 118톤으로 계산했다. 이를 토대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북한이 은하 3호를 장거리 미사일로 전용할 경우 500㎏의 탄두를 1만㎞ 이상 운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조사에 참여한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1만km는 LA 등 미국 서부지역까지 닿을 수 있는 사거리다. 군이 실물을 분석해 북한 로켓의 성능을 산출해낸 것은 처음이다.

산화제통은 알루미늄합금(AlMg6) 조각 8개를 용접해 만든 길이 7.45m, 지름 2.4m, 두께 3.8㎜, 무게 1.13톤의 원통으로 용접선이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수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내부 용접 상태나 재질을 종합하면 고급 기술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산화제통 측면에는 지상으로 엔진 상태를 실시간 전송하는 카메라, 배관과 전선을 보호하는 가압가스 배관 덮개, 제동 모터가 각각 장착됐다. 제동 모터는 추진체 1단과 2단 분리 시 1단의 속도를 감속시켜 2단과의 안전거리를 확보해주는 부품이다. 입력 센서와 전기 배선 등 일부 부품은 외국에서 수입한 상용 부품으로 식별됐지만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저촉되는 부품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군은 21일 추가로 수거한 연료통과 연료통 하단 부위, 엔진 연결링 등 3점의 잔해를 분석할 경우 1단 로켓의 추진력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의 로켓이나 미사일 설계 능력뿐 아니라 다른 과학기술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도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윤형(輪形)의 엔진 연결링을 분석하면 그간 알려진 것처럼 1단 로켓의 엔진이 4개인지 여부가 식별될 것이라고 군의 한 전문가는 전했다. 연결링에 매달렸던 로켓 엔진은 모두 떨어져 나갔지만 배선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어 장착된 엔진 형태를 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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