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의 후폭풍에 빠진 가운데 향후 진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당의 주류인 친노 세력이 주도한 총선과 대선에서 연달아 패배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라도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에서다.
먼저 문재인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제시한 대로 범 야권이 참여하는 '국민정당'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과 아예 새로운 모습의 신당 창당, 안철수 신당과의 결합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 주류 쪽에서는 국민정당 재창당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진보정의당과 재야 시민사회 등 '국민연대'의 이름으로 대선을 함께 치렀던 제 세력을 민주당 중심으로 재편하자는 방안이다. 국민연대에 참여했던 인사 가운데 비대위원장을 맡기자는 의견도 국민정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주류 쪽에서는 "리모델링 수준의 재편으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며 보다 혁신적 재편을 주문하고 있다. 중도 정당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비노 세력이 중심이 돼 외연을 확장하자는 논리다.
비주류는 특히 안철수 전 후보가 중심이 되는 대통합 신당 창당에 관심이 많다. 안 전 후보가 당내 비주류와 손을 잡을 경우 야권은 안 전 후보를 중심으로 재편될 공산이 크다.
문제는 안 전 후보의 입장과 선택이다. 안 전 후보가 대선 기간에도 '민주당은 구태 정당'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점을 감안하면 안 전 후보가 민주당과 손을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안철수 독자 신당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대안적 야당을 만들어내는데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안 전 후보는 그 과정에서 구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안철수 신당론에 무게를 실었다.
정가에서는 안 전 후보가 내년 4월 재ㆍ보선을 목표로 창당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안철수 신당이 가시화하면 민주당은 분당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친안(친 안철수)세력이 신당에 합류하기 위해 대거 탈당하면 민주당은 '친노당'으로 축소될 수도 있다.
이밖에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 또 다시 5년 후를 노리는 차기 주자들의 움직임도 야권 판도 재편의 관전포인트다. 일각에서는 손 고문이 안 전 후보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별도 회동한 것을 두고 두 세력이 합치는 신당 창당설도 나오고 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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