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25ㆍ바르셀로나)가 인정 받지 못하는 황당한 경우가 있다. 메시의 고국 아르헨티나에서 이런 상황이 여러 번 연출되고 있다. 세계 어디서도 최고라고 칭송 받는 메시지만 정작 본인의 조국 아르헨티나에서는 '찬밥 대우'를 면치 못한다. '애국심'에 대한 의심이 거둬지지 않기 때문인 듯 하다.
미국 스포츠 전문 케이블 ESPN 사커넷은 21일(이하 한국시간) 흥미로운 소식을 전했다. 아르헨티나 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에서 메시가 3위에 그쳤다는 것이다.
메시는 올 한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1972년 게르트 뮐러(독일)가 수립했던 한해 최다 득점(85골) 기록을 넘어섰다. 바르셀로나에서는 펄펄 날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부진 하다는 고국 팬들의 볼멘 소리도 극복하는 듯 했다. 메시는 올 시즌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치른 9경기에서 12골을 작렬했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언론은 메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지역 예선 당시의 악의적인 보도 분위기가 완전히 씻기지는 않은 듯 하다. 메시는 남아공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당시 골과 도움을 좀처럼 기록하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고 아르헨티나는 천신만고 끝에 본선행에 성공했다. 당시 아르헨티나 언론은 메시를 향해 '대역죄'라는 표현을 동원하면서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축구의 신'이라는 표현을 들을 정도로 원숙한 플레이를 펼치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승리를 가져다 주지는 못한다는 이유에서였다. 13세 때 스페인으로 이민, 바르셀로나에서 성장했고 2005년 스페인 시민권을 따낸 개인사도 아르헨티나 언론의 눈에는 곱지 않게 비쳤다. 아르헨티나에서는'A매치에서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는다', '바르셀로나에서처럼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2012년 2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세계 최고지만 고국에서는 인정 받지 못한다'는 내용으로 메시의 커버스토리를 다루기도 했다.
그러나 메시는 2012년만큼은 고국에서도 시비를 걸지 못할 만큼의 맹활약을 펼쳤다. 숙적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장으로서 월드컵 예선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언론의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한 듯 하다.
아르헨티나 스포츠 기자들은 '2012년 아르헨티나 최고의 선수'로 세계복싱평의회(WBC) 미들급 챔피언 세르히오 마르티네스(37)를 선정했다. 복싱 중량급에서 세계 최강자의 한 명으로 인정 받고 있는 마르티네스는 지난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훌리오 세자르 차베스 주니어(멕시코)와의 대결에서 4라운드에서 왼손 골절에도 불구,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두는 투혼을 과시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이 선정한 '2012년 최고의 스포츠스타' 2위는 런던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세바스티안 크리스마니치다.
메시는 대표팀과 소속 팀에서 최고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 조국 언론의 인심을 여전히얻지 못하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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