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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가지 사건, 국무부 책임"… 궁지 몰린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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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가지 사건, 국무부 책임"… 궁지 몰린 클린턴

입력
2012.12.2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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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사건이 미국 국무부의 총체적 대응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보고서가 나오자 국무부가 쑥대밭이 됐다. 고위 간부들이 무더기로 사임한 데 이어 힐러리 클린턴 장관에게까지 부실대응에 대한 칼날이 드리워지고 있다.

국무부는 19일 외교안보국 책임자인 에릭 보스웰 차관보 등 4명이 사임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보스웰을 제외한 인사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외공관 업무를 담당하는 샬린 램 부차관보, 북아프리카 담당자인 레이먼드 맥스웰 부차관보 등이 함께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벵가지 피습사건 책임조사위원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사건의 책임 부서로 지목한 외교안보국과 근동국 소속이다. 조사위는 보고서에서 "외교안보국은 선제적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근동국은 담당 지역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했다"며 "두 부서의 협조 부재와 혼란 탓에 벵가지 영사관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도 이를 인정하고 보고서에 담긴 보안 강화 대책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클린턴 장관이 뇌진탕을 이유로 20일 열리는 상ㆍ하원 합동청문회에 불참하는 것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클린턴은 지난주 바이러스성 위염으로 실신한 후 뇌진탕 진단을 받자 청문회 출석 계획을 취소했다. 조지 W 부시 정권 시절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한 존 볼턴은 "클린턴의 뇌진탕 같은 것을 외교적 질병이라고 한다"며 "외교관들이 행사에 참석하고 싶지 않을 때 대는 핑계"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밥 코커 상원의원은 "클린턴은 후임자가 확정되기 전에 공개석상에서 증언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국무부의 벵가지 사건 부실대응이 부각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기 임기 시작과 함께 명예롭게 장관직에서 물러나려던 클린턴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NBC방송은 "오점을 남기고 떠나는 것은 클린턴이 원하던 방식은 아닐 것"이라며 "클린턴은 내달 청문회에 출석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CBS방송은 "공화당이 클린턴을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는 클린턴이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이기 때문"이라며 "클린턴이 대선에 나선다면 공화당의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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