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커피 전문점부터 화장품, 패션 의류까지 국내 업계가 푹 빠진 외국 작가가 있습니다. 스페인 출신의 여류 화가 에바 알머슨인데요, 평범하지만 언제나 미소를 띄우며 행복해 보이는 소녀의 일상(사진)을 그려내, 작품을 보는 누구나 슬며시 웃음짓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작가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2008년 한 아트 페어을 통해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인 그의 작품은 올해 유독 국내 업계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우선 화장품 브랜드숍 스킨푸드가 지난 10월 알머슨 그림이 들어간 화장품 9종을 내놓았는데 현재 대부분 제품이 품절돼 이달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스킨푸드는 피부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내년 5월에도 알머슨과의 협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커피 전문점 엔제리너스는 지난 9월 알머슨의 작품을 종이컵과 포스터에 적극 활용 했는 데 반응이 좋아 이 달초부터 내년 1월말까지 추가로 협업을 진행 중입니다. 알머슨의 그림을 매장 인테리어는 물론 종이컵, 용품 등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달 들어 알머슨의 작품을 활용한 겨울 음료 매출도 2.5배나 늘었다고 하네요.
앞서 올 여름 패션 의류와 신발, 아이패드 케이스 등 패션에 알머슨의 작품을 활용한 SK네트웍스의 오즈세컨 역시 한정판 제품들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외식, 화장품, 패션기업이 동시에 한 작가와 손을 잡은 것은 정말로 이례적인데요, 이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기 불황과도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불황과 경쟁 속 지친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힐링’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유통업체들이 잔잔한 일상 속 사랑과 행복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을 선택한 것이죠.
알머슨의 작품과 협업한 기업들의 경우 경제적 효과도 톡톡히 거뒀다고 합니다. 이미 알머슨은 2005년부터 글로벌 기업 나이키, 코카콜라 등과 협업해 그 효과를 입증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들 기업들이 주요 고객으로 하는 젊은 여성과 가족이 실제 알머슨 작품을 선호하는 이들과 상당히 겹친 게 고객 확보에 주효했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너무 흔해졌다는 얘기도 들립니다만, 행복, 가족, 꿈을 그리며 화장품, 음료, 의류 등 어디에나 어울리는 게 오히려 알머슨 작품의 매력인 것도 같네요.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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