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한국 최초의 부녀 대통령이 탄생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집권한 여성 대통령은 세계적으로도 두 명뿐이었다. 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과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이다.
인도네시아 첫 여성 대통령 메가와티는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 하지 무하맛 수카르노(1963~66년 집권)의 맏딸이다. 수카르노푸트리라는 이름도 '수카르노의 딸'이라는 뜻의 애칭이다. 메가와티는 아버지가 수하르토가 이끈 군부 쿠데타로 1966년 권좌에서 밀려나자 학생운동에 뛰어들었고 이후 야당 지도자로 활동했다. 수하르토가 30여년 동안 독재를 하다 실각한 1999년 부통령이 됐고 압둘라만 와히드 대통령이 부정부패로 탄핵된 2001년부터 4년간 제5대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2001년부터 10년간 필리핀 제14대 대통령을 지낸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은 1961~65년 집권한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전 대통령의 딸이다. 아로요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필리핀 첫 여성대통령이었던 코라손 아키노 정부에 1987년 등용돼 정치에 입문했다. 1998년부터 부통령으로 재직하다가 2000년 조지프 에스트라다 당시 대통령이 뇌물수수 사건으로 사임하자 대통령직을 승계해 10년간 통치했다.
인도의 첫 여성 총리 인디라 간디는 '부녀 총리'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1946~64년 집권)의 딸인 인디라 간디는 1966~77년, 1980~84년 두 차례 총리직을 수행했다. 그녀는 13세였던 1930년부터 3년간 투옥한 네루로부터 세계사를 설명하는 196편의 편지를 받는 등 아버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인디라 간디의 아들 라지브 간디도 1984~88년 총리로 재직했다.
이슬람 국가 최초의 여성지도자인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1988~91년, 93~96년 집권)는 아버지 줄피카르 부토(1973~77년 집권)의 뒤를 이어 총리가 됐다. 베나지르 부토는 아버지가 총리 재직 중이던 1979년 군사 쿠데타로 처형되자 반정부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녀가 총리직에 오른 것은 아버지를 몰아낸 모하마드 지아 울 하크 전 대통령이 사망한 직후였다. 1991년 총선에서 패배해 총리직에서 물러난 그녀는 반정부운동을 주도하며 1993년 재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3년 만에 부정부패 혐의로 다시 실각했고 망명 생활을 하다 2007년 귀국해 재기를 노렸지만 총선 유세 도중 피살됐다. 현재 파키스탄 대통령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는 그의 남편이다.
스리랑카 첫 여성 대통령인 찬드리카 쿠마라퉁가(1994~2005년 집권)는 부모 모두 총리를 지냈다. 아버지 솔로몬 반다라나이케가 총리 재직 중이던 1959년 암살 당한 후 어머니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가 남편의 뒤를 이어 정치에 입문, 1960년 세계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됐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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