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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할리우드에 새 피 수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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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할리우드에 새 피 수혈하다

입력
2012.12.2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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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로 잇따라 진출한 한국 배우와 감독의 영화들이 하나씩 결실을 거두고 있다. 이병헌 배두나 등 한국 배우들이 주연급으로 출연하는 영화가 연이어 개봉하고, 김지운 박찬욱 등 한국 감독들의 할리우드 데뷔작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영화계가 한해 관객 1억 명 시대를 돌파한 데 이어 할리우드의 새로운 활력소로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에서 열린 '클라우드 아틀라스' 기자회견 자리엔 스타감독 라나ㆍ앤디 워쇼스키와 톰 티크베어와 함께 배두나가 당당하게 자리를 함께 했다. 워쇼스키 감독의 러브콜을 받은 배두나는 2144년 미래의 서울에 등장하는 '손미-451'이라는 복제인간 역을 맡아 톰 행크스, 할 베리, 짐 스터게스와 비등한 주연급으로 출연했다.

할리우드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배우는 이병헌이다. 2009년 '지.아이.조'의 스톰섀도 역으로 깊은 인상을 새긴 이병헌은 내년 개봉되는 '지.아이.조 2'에선 더욱 비중 있는 역으로 거듭났다. '지.아이.조'에서 인연을 맺은 브루스 윌리스는 이병헌에게 또 다른 할리우드작 '레드2'를 제안했고 최근 함께 촬영을 마쳤다. 박시연도 할리우드 영화 '더 라스트 나이츠'에 발탁돼 이달 초 촬영차 체코행 비행기에 올랐다.

최근 홍콩에서 만난 '지.아이.조 2'의 존추 감독은 "이병헌이 한 1분 가량의 독백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그의 연기에 모든 스태프가 박수를 치며 감탄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내 스타일대로의 몰입된 감정을 드러냈을 뿐인데 할리우드식 감정과는 다른 한국적 정서의 표현을 이색적이고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서울에서의 인터뷰에서 "다양성이 넘치는 한국의 영화는 하나의 작품 안에도 감성적이거나 영적 철학적인 것들이 함께 담겨있다. 배우들이 작품이 요구하는 다양성을 표현해야 하기에 연기의 범주나 크기가 할리우드 배우보다 폭이 넓은 것 같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할리우드가 한국 배우와 함께 눈독을 들이는 건 한국의 감독들이다.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가 새해 1월 미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끊임없이 할리우드 러브콜을 받았던 김 감독이 주지사에서 할리우드로 복귀한 액션 영웅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헬기보다 빠른 튜닝 슈퍼카를 타고 멕시코 국경을 향해 질주하는 마약왕과 그를 막아내야 하는 작은 국경 마을 보안관 사이에 벌어지는 혈투를 다룬 액션 블록버스터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도 이십세기폭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새해 초 개봉한다. 박 감독의 장기인 드라마와 스릴러가 결합된 장르로 니콜 키드먼이 주연을 맡았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도 내년 여름 할리우드 대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경쟁에 나선다. 혹독한 추위가 닥친 신빙하기를 배경으로 난방과 식량자급이 가능한 설국열차만이 유일한 생존처가 되는 설정이다.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존 허트, 틸다 스윈튼 등과 함께 송강호가 출연한다. 원작은 프랑스 만화이지만 이를 풀어가는 스토리는 봉 감독에 의해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설국열차'의 가편집본을 봤다는 CJ엔터테인먼트 정태성 대표는 "영화의 결말에 정말 강한 임팩트가 있다. 이는 서구적 사고나 철학, 할리우드적 스토리텔링으론 표현해내지 못했던 방식이다. 봉 감독이 아시아적, 한국적 느낌과 정서로 해석해낸 독특한 표현이었기에 가능한 결말"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할리우드는 서양문화를 토대로 한 영화들만 반복되면서 지루해지고 힘을 잃고 있다. 소재 고갈에 시달리고 신동력을 찾으려는 할리우드의 새로운 선택이 아시아, 특히 한국에 주목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영화의 힘이 강해졌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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