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폐한 도정을 바로 세우고 당당한 경남시대를 열겠습니다."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홍준표(58)후보가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권영길(71)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홍 신임지사는 19일 밤 당선이 확정되자"지난 8월부터 고향에 내려와 전 시ㆍ군을 6차례 방문을 통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창원시가 통합 갈등과 지역 간 이해관계 차이로 현격히 분열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도지사가 구심점이 돼 도민화합과 하나 된 경남의 기초를 다져 나가겠다"고 첫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말 한나라당 대표 사퇴에 이어 지난 4ㆍ11총선에서 낙선해 정치생명의 최대 위기를 맞은 홍지사는 절치부심 고향 경남의 도백에 당선돼 부활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지난 8월말 '공직의 마지막을 고향에 봉사하고 싶다'는 말로 지사 보궐선거 출마의사를 간접적으로 표명한 뒤 18개 시ㆍ군을 누비는 '릴레이식 민생탐방'에 나서며 민심을 훑은 데 이어 본선보다 힘들다는 당내 경선에서 예상을 깨고 유력후보인 박완수 창원시장을 따돌리며 저력을 과시했다.
대선과 함께 또 하나의 빅매치로 주목을 끈 경남지사 보궐선거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에 패한 새누리당의 '텃밭 탈환'과 '야권 수성'의 리턴매치 성격으로 치러졌다. 새누리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중앙당의 전략공천으로 낙선한 '이달곤 악몽'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국민참여경선카드를 뽑아 들고 중도사퇴에 따른 '야권 책임론'을 부각시키며 여당의 '힘있는 도지사론'으로 표심을 파고 들었다. 반면 야권 도정 수성에 나선 무소속 권 후보측은 김두관 전 지사의 중도사퇴라는 악재를 딛고 또 한번의 야권 단일화 약발을 기대했으나, '무소속-민주당 입당-중도사퇴'라는 김 전지사의'위장 무소속'이란 이반된 민심이반을 되돌리는 데 실패했다. 특히 '박근혜-홍준표','문재인-권영길'의 대선 러닝메이트 성격으로 치러진 이번 지사 보궐선거는 대선에 묻어가는 선거전 양상으로 흐른 것도 홍 지사 당선에 큰 힘을 보탰다.
홍 지사는 당선 일성에서 대대적인 도정개혁을 예고했다. 그는 "재정위기와 전국 최하위권의 부패지수 등의 현안에 대한 정면돌파를 위해 먼저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내년도 예산을 챙기는 한편, 도정개혁단을 만들어 흐트러진 공직기강을 다잡겠다"고 개혁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또 "권역별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지역간 성장 불균형 해소와 도청 제2청사 건립 등에 나설 것"이라며 "또 지역 간 행정서비스 불균형 해소 특별 재정관리지역 지정을 통한 시ㆍ군간 재정 불균형 해소와 낙후지역 경제활성화 정책을 통한 도농간 경제 불균형 해소 등'경남 균형발전 4대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홍 지사는 경남 창녕 태생으로 대구 영남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고시(24회)에 합격, 이른바'모래시계 검사'로 명성을 날렸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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