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국방비 삭감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불필요한 국방예산 끼워넣기가 740억달러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패네타는 18일 워싱턴 내셔널프레스센터(NPC)에서 가진 연설에서 "의원들이 국방부가 원치 않는 무기 프로그램 등에 향후 10년간 740억달러를 책정했다"며 "그렇게 해서 구입한 무기는 더 이상 군에 쓸모 없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국방부는 그 액수만큼 다른 지출 항목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결국 일부 국방예산이 국가 안보와 무관한 곳에 쓰이게 된다.
패네타는 국방부가 처한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군을 기동성 있고 유연화하기 위한 장비와 훈련에 예산을 투입하는 대신 불필요한 기초자산(장비)에 쓰도록 하는 압력이 있다"며 "유용성이 사라진 군용기, 군함, 탱크, 기지 등은 정치적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고 의회를 겨냥했다. 패네타가 이날 사실상의 고별 연설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 결국 흥청망청이 되는 국방예산 문제를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1961년 1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퇴임사에서 군산복합체를 경계하라고 주문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는 평가도 있다.
패네타는 "이 자리에 서기 전에 의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의회의 국방예산안이 국방부가 전략 수행에 필요한 것을 계속 허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패네타의 공개 발언을 통한 압박도 의원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이날 상원 군사위원장인 칼 레빈 의원은 "상원과 하원 양원협의회에서 6,333억달러 규모의 2013년 국방수권법안의 마지막 보고가 이뤄졌다"며 "해당 법안은 이번 주말 상하 양원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네타는 일본과의 협력 강화를 언급하며 F-22랩터 전투기에 이어 최신예 스텔스기인 F-35 전투기를 2017년 해외 기지로는 처음 일본 야마구치현의 이와쿠니 기지에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전투기 증산을 계속하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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