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되는데 2억원 필요해…" 내연녀 돈 빌려 자녀 유학 비용으로

교수 임용을 위한 로비 자금 명목으로 내연녀에게 거액을 빌려 자녀들의 유학비로 사용한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강을환)는 내연녀로부터 2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기소된 중소기업 직원 안모(5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안씨는 피해자와의 신뢰관계를 이용해 교수 임용 비용 명목으로 거액을 편취했다"며 "피해자와 합의도 안 됐고 피해 회복도 거의 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안씨는 자신을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하고 통장 잔고만 20억원인 자산가이며 부인과 곧 이혼할 예정"이라고 속여 2003년부터 피해자와 내연관계를 맺었다. 안씨는 2010년 회사 사정 악화로 자녀들의 유학비를 대기 어려워지자 "서울 유명 사립대학 박사학위 과정을 수료했는데 교수로 임용되려면 학교에 돈을 기부해야 한다"며 내연녀를 속여 2억원을 받아 가로챘다. 안씨는 실제 행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지만 교수 임용에는 지원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