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타고 송년모임을 다녀오던 대학동문 중등교사 등 4명이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는 차량과 정면충돌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 강릉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새벽 1시45분쯤 강릉시 교동 타이어 전문점 앞 도로에서 송모(30)씨가 몰던 뉴그랜저 승용차가 마주 오던 소나타 택시를 정면으로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뉴그랜저 운전자 송씨와 택시기사 최씨(42)를 비롯 택시 조수석 및 뒷좌석에 타고 있던 승객 함모(31)씨와 민모(28ㆍ여)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또 다른 승객 노모(32)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사고 차량 모두 앞 부분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크게 훼손돼 당시 충격이 상당했음을 짐작케 했다.
택시에 타고 있던 함씨 등 3명은 강릉시내 중ㆍ고교에 재직 중인 수학 교사들로 강원도모 대학 동문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송년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특히 택시 뒷좌석에 타고 있다 변을 당한 민씨는 올해 3월 임용된 새내기 교사여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들과 같은 과를 졸업한 한 동문교사는 "항상 학생들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교사들로 기억한다"며 "더 큰 꿈을 펼치지 못하고 숨을 거둬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날 사고는 송씨의 뉴그랜저 차량이 충돌사고 지점과 300여m 떨어진 교동 율곡중학교 앞 도로에서 차선을 바꾸던 중 앞서 있던 아반떼 승용차를 추돌하면서 시작됐다. 사고 후에도 뉴그랜저 차량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중앙선과 교차로를 넘어 달아나다 반대 쪽 차선의 택시와 정면충돌했다. 아반떼 차량 운전자 정모(23ㆍ여)씨는 경찰에서 "추돌 직후 정차를 요구하며 그랜저 승용차를 쫓아갔으나 교차로를 지나 빠른 속도로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숨진 뉴그랜저 운전자 송씨의 혈액을 채취해 음주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며 "목격자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릉=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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