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습
한국수자원공사 설계지원처장∙공학박사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적인 물 관련 피해는 환경차이에 관계없이 막대한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태평양 군도는 해수면 상승하고, 물 관련 피해와 강도는 점점 증가하며, 담수가용성이 변동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해수면은 2100년까지 최대1.3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인구의 60%가 해수면 아래에 있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1970년에서 2008년까지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12건의 대규모 인도양 태풍인 사이클론으로 62만여명이 사망하고, 4,50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선진국, 개발도상국 할 것 없이 수자원관리를 통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와 물관 관련한 복지정책수립을 고민하는 시대가 됐다.
수자원개발 및 정책의 근본 목적은 용수의 안정적인 공급 및 물로 인한 재해 방지이다. 가뭄이나 홍수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자원을 확보하고 치수정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 세대에게는 물은 삶에 필요한 기본적인 식수 및 용수의 개념을 넘어서서 같이 즐기는 대상이 될 것이다. 최근 들어 국민의 삶의 질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대부분의 정책들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체감형으로 바뀌고 있다.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수자원정책은 수학적인 분석이나 공학적인 설계가 필요한 사업이 아니다. 강이나 수자원 시설물 주변을 개발하여 국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주민 친화적 수자원 개발의 일환으로 설치된 4대강 강 주변의 자전거 도로 및 생태공원 등 강을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이 그 예다. 강변 개방 이후 벌써 1,400만 명이 다녀갔다.. 방문자 숫자로만 수자원복지정책의 성공여부를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강주변 공원 및 시설물이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런 변화된 하천의 효율적인 활용, 수자원복지의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생각해 봐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 하천의 수변공간은 많이 바뀌었다.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가 연결되고 수많은 생태공원이 조성되었다. 새로운 여가문화 창출을 위해서는 친수 공간을 국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문화, 예술, 체육 및 관광 등 다양한 방면으로 개발해 할 것이다.
지속적인 관리도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복지정책도 예산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만들어진 강변의 시설과 설비는 적절하고 정기적인 예산의 지출을 통해 유지관리 되어야 한다. 너무 과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아주 무시해서도 안 된다. 모든 국민이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고, 이에 맞게 그 능력을 유지시켜줄 필요가 있다.
경제성도 고려해야 한다. 과거 수자원정책은 개발에 치중했지만 최근에는 환경보전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에만 바탕을 둔 “물은 곧 생명이다”라는 전략만으로는 구체적 수자원복지를 실현할 대안이 되지 못한다. 물의 합리적인 경제적 가치를 이해해야만 구체적인 대안과 활동계획을 산출할 수 있다. 하천주변에 다양한 물 관련산업의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생산활동의 거점화, 집중화도 필요하다.
물은 산 정상에서 시작하여, 바다에 도달하기까지에는 많은 용도로 반복해서 사용된다. 동식물의 갈증을 해소시키고, 농작물의 재배에 사용되며, 제품생산과 전기에너지의 생산 및 페기물의 제거와 환경유지 등을 위해서도 사용된다. 물은 이처럼 다양한 용도로 여러 활동들을 연계시키고, 인간을 하나로 결속시켜주는 고리역할을 한다.
우리는 수학공식에 너무 지나치게 익숙해져 있다. 자원절약과 재해 예방차원에서 이루어진 정책의 수치는 어쩌면 훗날 복지현실과는 다른 결과를 산출할 수도 있다.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차이들을 우리가 공유할 때, 진정 우리의 물 복지정책도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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